[김태우] 북한 핵실험과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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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백두산 화산의 폭발을 예고하는 과학자들이 많습니다. 최근 중국과학원 지질물리연구소와 활화산연구센터 등의 공동 측정에 따르면 백두산 천지의 외륜산의 해발고도가 높아지고 인근 온천수의 온도도 높아지고 있으며 헬륨 농도도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2002년부터 백두산 주변에는 빈번하게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고도 변화, 온천수 온도 상승, 헬륨 농도 상승, 지진 등은 통상 화산폭발의 전조입니다. 중국과학원은 1999년부터 백두산 곳곳에 지진파 탐지기를 설치하여 꾸준히 탐사를 해왔습니다. 과학자들은 미국의 옐로스톤, 일본의 후지산, 한반도의 백두산 등을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보고 있는데, 이는 이 지역의 지하에 뜨거운 마그마가 다음 폭발을 기다리면서 휴화산 상태로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그마란 높은 온도로 암석들이 녹아서 뜨거운 액체 상태로 있는 것을 말하는데, 화산폭발로 인하여 이것이 바깥으로 흘러나온 것을 용암이라고 부릅니다. 백두산의 경우 지하 10km에 거대한 마그마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중국과학원 지질물리연구소와 한국의 한국지질자원연구소는 백두산 지하의 마그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공동으로 지하에 시추공을 뚫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화산 폭발의 주기설을 말하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백두산이 마지막으로 대규모 폭발을 일으킨 것은 약 1000년 전인 968년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화산폭발의 하나로 기록되어 있는데, 그때 배출된 화산재와 화산쇄설물이 일본 홋가이도 지역에 5cm 두께의 퇴적층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백두산 인근에는 이 때 타다 남은 숯들이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물론 이후에도 백두산에는 크고 작은 화산활동이 있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1668년 6월 2일에 백두산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큰 돌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고 붉은색의 흑탕물이 넘쳐 흘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1702년과 1903년에도 비슷한 화산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숙종실록에 기록된 1702년의 폭발이 최근의 폭발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숙종실록에 따르면 “1702년 5월 14일 오후 2시 천지가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황적색의 불꽃 연기와 비린내가 가득했고, 아침이 되어 보니까 들판 가득히 조개껍데기를 태워 놓은 듯한 재가 가득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인간이 대자연의 현상을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지만, 과학자들 사이에는 1,000년마다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1000년 주기설, 100년 주기설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많은 과학자들은 2000년과 2050년 사이에 제2의 대폭발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북한은 물론 한반도 전체와 인근의 중국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분연주’라고 불리는 화산구름 기둥이 최대 5km까지 치솟았다가 무너져 내리면서 엄청난 양의 화산쇄설물이 최대 시속 150km로 주변지역을 덮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최대 섭씨 700도의 뜨거운 용암이 산비탈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닿는 곳마다 화재를 일으키고 모든 생물체를 태워 죽이게 됩니다. 20억 톤에 달하는 천지의 물은 화산성 홍수를 일으켜 시속 100km 의 속도로 북한의 양강도와 중국의 지린성 일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릴 것입니다. 또한 화산폭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화산재는 한반도는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백두산이 겨울에 폭발한다면 편서풍의 영향으로 화산재가 동남쪽으로 이동하여 8시간 만에 울릉도와 독도에 이르고 12시간 후에는 일본에 상륙하며, 18시간이면 오사카와 도쿄 일대를 뒤덮을 것입니다. 여름철에 폭발한다면, 화산재는 북한의 북동부, 중국의 북동부, 러시아의 남동부 일대를 강타할 것입니다. 화산폭발로 배출되는 화산재는 피해지역의 항공기 운항 차질, 교통 및 물류대란, 호흡기 질환 확산, 농작물 냉해, 정밀기기 산업 피해 등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킵니다. 이렇듯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은 북한뿐 아니나 동북아 국가들 모두에게 큰 피해를 가져오기 때문에 여러 국가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2년에는 제주도에서 열린 동아시아 지진연구세미나에서는 한중일 3국의 전문가 80여 명이 모여 백두산 폭발과 대규모 자연재해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했으며, 이러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당사국인 북한은 이런 논의에 참여하기는커녕 백두산 인근 지역에서 핵실험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남북은 2011년에 전문가회의를 열고 백두산 화산에 대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공감했지만, 이후 북한은 성의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고, 핵실험을 계속했습니다. 문제는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의 폭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핵실험이 발생시키는 강력한 지진이 마그마층을 압박하여 압력을 증가시켜 폭발을 유도한다는 이론입니다. 현재로서는 백두산의 마그마 배관 체계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마그마층이 충분히 발달되어 있는 상태에서 북한이 강도 5 이상의 지진을 유발하는 핵실험을 반복한다면 백두산은 또 한번 거대한 폭발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최근 2017년 5월 2일 미국의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박사가 북한의 핵실험이 수많은 북한인, 중국인, 러시아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화산폭발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러한 우려를 아는지 모르는지 북한은 백두산에서 불과 130km 떨어진 함경남도 길주군 풍계리에 핵실험장을 건설하고 이미 다섯 차례나 핵실험을 실행했습니다. 이것이 또 한번의 백두산 폭발을 가져온다면 백두산 반경 100km 이내에 거주하는 160만 명의 북한주민, 중국인, 러시아인 등이 제1차 피해자가 되겠지만, 재앙은 결국 한반도 전체와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