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1일 지구촌의 축제 리우 올림픽의 성화가 꺼졌습니다. 8월 5일부터 17일간 전 세계 207개국의 1만 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 제31회 하계 올림픽이 막을 내린 것입니다. 이번 올림픽은 사상 처음으로 남미대륙에서 열린 대회이며, 사상 최초로 나라를 잃은 선수들로 구성된 난민팀이 참가하여 이채를 띄었습니다. 신생국인 코소보와 남수단이 참가한 것도 주목거리였습니다.
이번에도 미국은 46개의 금메달을 포함한 121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종합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영국, 중국, 러시아, 독일, 일본, 프랑스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23개 종목에 203명의 선수단을 파견하여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 등 총 21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프랑스에 이어 종합순위 8위를 차지했으며, 9개 종목에 31명의 선수를 파견한 북한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획득하여 종합 34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종합 10위 이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도 했지만, 메달 획득과 관계없이 각자의 종목에서 최선을 다해 분전한 선수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유도 여자부 48kg급에 출전하여 한국에게 첫 은메달을 선사한 장보경은 153cm의 작은 키에 괴력을 발휘하는 ‘작은 거인’이었습니다. 경기장에서 악바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장보경은 시합이 끝난 후 포상금도 받고 평생 연금도 받게 되어 기분이 좋다면서 포상금으로 부모님께 효도하겠다며 해맑은 웃음을 짓는 평범한 아가씨로 돌아왔습니다.
사격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연패를 기록한 진종오는 4년 후 도쿄올림픽에도 나가겠다며 기염을 통했는데, 진 선수의 아버지는 아들이 금메달을 딴 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시합을 할 때마다 가슴을 졸여서 제명대로 살지 못하겠다면서 종오가 사격을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양궁에서 한국팀이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을 휩쓸고 4개의 금메달을 딴 것은 압권이었고, 112년 만에 다시 올림픽 종목이 된 골프에서 박인비 선수가 손가락 부상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딴 것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로서 박인비는 남녀를 통틀어 세계 골프 사상 처음으로 4개 메이저 대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골든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습니다.
사실 여자 골프는 한국인들의 축제였습니다. 한국이름 고보경으로 뉴질랜드 국적으로 출전한 리디아 고가 은메달을 차지했고, 한국의 양희영, 한국이름 문민경으로 일본 국적으로 출전한 노무라 하루, 호주 국적으로 출전한 이민지 등이 톱 10에 이름을 올린 것입니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리듬체조에서 4위를 차지한 손연재, 8강전에서 아제르바이젠 선수에게 패배한 후 승자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 관중의 박수를 받았던 태권도의 차동민, 허벅지 근육통을 극복하고 태권도 여자 67kg급에서 금메달을 딴 오혜리, 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14대 10으로 뒤져 1점만 더 잃으면 패배하는 상황에서 연속 5점을 득점하여 금메달을 차지한 박상영 등은 지금도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 선수들의 분전도 돋보였습니다. 북한의 체조 영웅 리세광은 도마 부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여 2014년과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이어 또 한번 세계 정상을 지켰으며, 73kg급 여자부 역도에 출전한 림정심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라는 대업을 달성했습니다. 북한의 역도 영웅인 염윤철은 중국 선수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쳤지만 세계 정상급의 실력을 보여주었고, 북한의 여자 역도 영웅 김국향의 은메달도 값진 것이었습니다.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레슬링, 다이빙, 마라톤 등에서도 북한 선수들은 분전했습니다.
올림픽에서 남북 선수간에 오간 대화도 세계 언론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권총 사격 50m 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한국의 진종오 선수와 북한의 김성국 선수는 훈훈한 대화를 나누어서 주변의 화제가 되었는데, 시합을 마치고 난 후 진종오는 “앞으로는 형을 만나면 아는 척 좀 해주라”고 농담을 건냈고, 김성국 선수는 “우리가 하나가 되었다면 더 큰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는 말로 화답했습니다. 한국의 기계체조 선수 이은주와 북한의 홍은정 선수는 스마트폰으로 함께 셀카를 찍고 반가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를 두고 올림픽 관계자들과 해외언론들은 “이것이 올림픽을 여는 이유”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더도 말고 리우만 같아라”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리우의 성화가 꺼지기가 무섭게 8월 24일 북한은 또 다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쏘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