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중국 열병식에 선보인 신무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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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일 베이징의 텐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열린 중국의 제70주년 전승절 열병식은 이런 저런 화제들을 남겼습니다. 12,000명의 병력과 500여 대의 지상 및 공중 무기장비들이 동원되고 러시아, 몽골, 멕시코, 체코 등 17개국의 군대가 동참한 사상 최대 규모였다는 점도 화제였지만, 훤칠한 키에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여군 의장대의 등장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중국이 열병식을 통해 성장하는 군사력을 내외에 과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사람들의 입방아에 올랐으며, 베이징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참여한 외빈들은 대부분 중국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국가들로부터 온 사람들인데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서방국 지도자가 없었다는 점도 세계 전문가들 사이에 회자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서방국가들의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무기들이었습니다.

이번 열병식에 등장한 무기 중에서 서방세계가 특히 주목한 것은 DF(둥펑)-21D 대함탄도미사일, DF(둥펑)-26 중거리탄도미사일, DF(둥펑)-31A 대륙간탄도미사일, H-6K 전략폭격기, J-15 전투기, WZ-10 공격헬기, 윙룽 무인정찰공격기, 쿵징-2000 조기경보기, H-6U 공중급유기 등이었습니다. 둥펑-21D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인 둥평-21을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는 대함용으로 개량한 것으로 사거리는 3,000km 정도입니다.

중국은 2015년초 이 미사일들을 백두산 일대에 배치했는데, 한국과 일본은 물론 유사시 대만해협에서 활동하는 미국 제7함대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둥펑-26은 사거리 3000~4000km의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괌, 오키나와 등 서태평양 지역의 미군기지들을 사정권 내에 두고 있습니다. 둥펑-31A는 2012년 시험발사에 성공한 사거리 12000km의 대륙간 탄도미사일로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되는데, 미국본토에 대한 공격이 가능합니다.

열병식에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2015년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둥펑-31B도 보유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역시 고체연료 방식에 이동발사대를 사용하는데 미사일 하나에 여러 개의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다탄두 미사일로 개발된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이번 행사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둥펑-41도 있습니다. 이 미사일은 2012년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최신형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로서 사거리가 15000km에 달하며, 정확도가 높고 속도가 빨라 한 시간 이내로 미국의 모든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미국이 구축 중인 미사일방어망을 돌파하는 중국의 주력 핵무기로 개발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중국군 제2포병이 운용하는 핵미사일은 이 말고도 많습니다. 중국은 대만을 겨냥하는 동펑-16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으며, 사거리 13000km인 둥펑-5와 둥펑-5A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핵무기들을 보유한 중국은 명실공히 세계 제3위의 핵강국입니다.

H-6 또는 홍-6 폭격기는 중국이 러시아의 Tu-16제트기를 기반으로 개발한 대형 폭격기로 최대 이륙중량 80톤 정도로 보잉 737과 비슷한 덩치이며, 6000km의 항속거리에 사거리 2000km의 CJ-10 순항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중국에서 이륙하여 하와이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J-15 전투기는 러시아산 Su(수호이)-27을 개량하여 만든 함재기로서 2012년에 실전 배치되었으며 미국제 F-15전투기와 동급입니다.

중국은 현재 보유중인 항모 랴오닝과 향후 건조할 항모에 이 전투기를 탑재할 예정입니다. WZ-10은 중국이 개발한 최초의 공격헬기로서 미국의 아파치 헬기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이며 최대속도 시속 300km에 항속거리는 820km정도입니다. 윙룽은 2012년 중국이 개최한 에어쇼에서 처음 공개된 중국의 무인정찰기로 항속거리 4000km에 정찰 및 공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쿵징-2000은 2006년에 실전 배치된 구소련 IL(일류신)-76기체에 이스라엘제 팔콘 위상배열 레이더를 복제하여 탑재한 공중경보기인데요, 2008년 쓰완 대지진 때 재해지역 상공에서 구조 항공기들을 지휘 관제하여 중국 내에서 유명해진 비행기입니다.

열병식에는 공중급유기 H-6U도 등장했는데, 이는 러시아의 Tu-16을 기반으로 생산된 공중급유기로 항속거리 6000km에 18톤의 연료를 적재할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공군용과 해군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서방국들이 주목하고 있는 중국산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인 J-20과 J-31은 이번 행사에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이런 무기들을 선보이면서 군사굴기(軍事屈起), 즉 경제력과 정치력에 있어서 강대국이 된 것에 더하여 군사력에 있어서도 강대국이 되었음을 선언하고 있는 것입니다. 향후 중국의 행보에 국제적 시선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