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이채로운 설맞이 풍습은 밖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12월 31일에는 서울시내에 있는 보신각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제야의 종" 행사를 즐깁니다. 이번에도 10만에 달하는 인파가 몰렸다고 합니다. 2015년 1월 1일 0시에 울리는 보신각 종소리와 함께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그런가하면 1월 1일에는 새해의 첫 해돋이를 보려고 바다로 산으로 떠나갑니다. 이번에도 춥지만 맑은 날씨 속에 강원도 동해안 일대 60만 명, 부산 해운대 20만 명 등 전국의 해돋이 명소를 많은 시민들이 찾았습니다. 사람들은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감동 속에 행복을 기원했습니다.
사람들이 비는 새해 소원도 각양각색입니다. 그러나 누구나 바라는 첫번째 소원은 건강, 그리고 행복입니다. 행복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여자 친구와 결혼했으면 좋겠다. 남자친구가 생겼으면 좋겠다. 좋은 직장에 들어갔으면 좋겠다.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등 자기가 가장 절실하게 바라는 문제가 꼭 이루어지기를 빌어봅니다.
풍습은 다르지만 북한주민들도 새해를 맞으며 남한주민과 다름없이 새해에 잘살게 되기를 소원합니다. 그런데 잘산다는 것의 기준은 나라마다 사람마다 다릅니다. 물론 요즘은 부익부 빈익빈으로 인해 북한주민들의 눈높이 차이가 굉장히 커졌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북한주민들의 소원은 매우 소박합니다. "기와집. 이밥에 고깃국" 즉 하루 세끼 배를 곯지 않고 고깃국을 먹으며 살면 만족합니다. 그리고 전기가 오는 집에서 땔 걱정 없이 살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이전에는 이러한 소원을 당과 수령이 이루어준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살아보니 국가가 시키는 일을 잘하면 먹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직장에 나가 열심히 일해도 차례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노임이 형편 없고 배급도 주는 둥 마는 둥 하는 조건에서 나라에서 하라는 대로 하던 사람들은 굶어 죽고 병들어 죽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누구도 그 말을 믿지 않습니다. 이러한 소원을 이루는 것은 각자의 몫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해도 그 소원을 이룰 수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각종 통제정책 때문에 주민들이 마음대로 벌어먹고 살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직장에 안 나가고 장사를 하면 보안서에서 노동단련대에 보냅니다. 시장에서 장사를 크게 하면 차판 장사 했다고 잡아갑니다. 각종 제제 때문에 장사품목 정하는 것도 국가의 눈치를 보아야 합니다. 돈을 벌어놓으면 화폐개혁을 해서 휴지로 만듭니다. 그래서 외화로 바꾸면 외화밀매를 한다고 단속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새해가 오면 행여나 무엇이 좀 바뀔까 기대를 가져봅니다. 그런데 올해 신년사를 보니 희망이 별로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에도 사상을 기본으로 틀어쥐고 나간다고 했으니 교양사업과 각종행사가 많을 것입니다. 공장 기업소에서 예비와 잠재력을 동원하여 생산을 늘린다는 것은 결국 올해도 공장 기업소가 가동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농업을 발전시키고 세포등판개간을 추진한다. 전력공업과 철도운수를 발전시킨다, 산림을 조성한다, 도시를 문화위생적으로 꾸린다 등은 올해도 동원과 거둠을 많이 하겠다는 뜻입니다. 우리식 경제관리방법을 확립하겠다는 것은 여전히 실패한 경제체제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북한주민은 오랫동안 고생하면서 지금과 같은 식으로 나가면 절대로 잘살 수 없다는 것을 폐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잘 살려면 주변나라들처럼 자본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입 밖에 내지 못하지만 주민들이 올해도 바라는 가장 큰 소원은 개혁개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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