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정부가 지난 14일 자국민 해외여행의 자유화를 실시한다고 선포했습니다. 쿠바정부는 1959년 혁명 이후로 자국민이 해외로 나가는 길을 사실상 차단해왔습니다. 해외에 나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출국 전에 정부로부터 '백색 카드'로 불리는 허가증을 받아야 했고, 방문국의 초청장도 있어야 했습니다. 평균 월수입이 20달러 수준인 쿠바주민들은 300달러가 넘는 출국 신청비에다 초청장을 받기 위해 다시 200∼300달러를 들여야 했습니다. 또 11개월까지 해외 체류를 연장할 수 있었지만 30일마다 본국으로 돌아와 기간 갱신을 해야 했기 때문에 장기간 체류가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쿠바 정부는 많은 비용에 절차가 복잡한 해외 출국절차를 본인의 여권과 방문국 비자, 항공권만 있으면 되도록 간소화했습니다. 그리고 최대 체류 기간 제한도 24개월로 두 배 이상 늘였습니다.
국제사회는 이번 조치가 형 피델 카스트로부터 지도자 바통을 이어받아 경제개혁의 물꼬를 튼 라울 카스트로가 내놓은 가장 혁신적인 안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쿠바 정부가 외국에 장기간 머무는 국민이 늘면 해외송금은 물론 여행자가 가져오는 외환의 유입도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남한의 텔레비전에서는 북한사람들의 목숨을 내건 아슬아슬한 탈북과정을 그대로 담은 기록영화 '탈북'이 방영되었습니다. 7살 난 꽃제비 소년 진혁이를 포함하여 탈북자들이 생명을 내걸고 강을 건너고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 3국을 향해 가는 전 과정을 그대로 담은 영화는 남한주민들의 심금을 울렸고 수많은 사람들이 탈북을 돕겠다고 자원해 나섰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김정일 때보다 탈북자를 막기 위해 더 강력한 통제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탈북은 불법입니다. 북한주민의 시각에서 보면 탈북해서 더욱이 남한으로 간다는 것은 나라를 배반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시각도 적지 않은 북한주민들은 탈북을 꿈꾸고 있고 길을 찾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주민들이 외국으로 가는 길을 완벽하게 차단하고 있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합니다. 쿠바는 이번 자유화 조치가 실시되기 이전인 1995년에 미국과 매년 2만 명의 쿠바 이민 승인을 내줄데 대한 협정을 맺었습니다. 이것으로도 부족하여 보통 연간 1만 5천명 이상의 주민들이 미국에 불법으로 입국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쿠바는 건재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200만 명에 근접하고 있는 쿠바 이민들도 이전에는 혁명으로 자기들을 내쫓은 쿠바정부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점차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되고 있는 미국으로의 이동을 거의 합법화하다시피 한 쿠바와 같은 민족이라고 늘 외우면서도 남한으로의 이동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대비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쿠바는 사회주의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 지지하는 나라들도 많고 평도 좋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을 제대로 먹이지 못하면서도 자기 땅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게 통제하는 북한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먹고살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북한주민들의 탈북은 국가에 의해 공식적으로 허용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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