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베트남의 투자유치

0:00 / 0:00

남한의 수출에서 베트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8.3%로, 한국 주요수출국 3위로 등극했다고 합니다. 알려진 것처럼 한국경제는 다른 나라에 수출을 해서 돈을 버는 수출주도형경제로 무역은 경제를 견인하는 기본 분야로 되고 있습니다. 2017년 남한의 수출액은 연 5700여억 달러로 세계 6위입니다. 지난기간 한국의 주요수출국은 미국과 일본이었습니다. 그러나 2003년에는 중국이 1위로 등장했고 2014년에는 홍콩이 3위를 차지했었는데 작년에는 중국, 미국에 이어 베트남이 남한의 3번째 수출국으로 된 것입니다.

지난시기 베트남은 북한과 매우 가까웠습니다. 그 이유는 처지의 공통성 때문이었습니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데다가 분단되어 있었고 미국과 전쟁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노선과 정책도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두 나라의 정책과 노선에서의 차이가 커지고 있고 두 나라관계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개혁개방정책인 도이모이정책을 선택했습니다. 1986년부터 가족단위 토지소유를 인정했고 87년에는 개인 기업을 허용했으며 88년에는 외국인투자법을 채택했습니다. 저렴한 인건비, 정부의 적극적인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정책 등 매력적인 요인들로 인해 여러 나라가 베트남을 중국에 이은 차세대 해외생산기지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가장 큰 기업인 삼성이 베트남에 전자공장을 세웠고 여기에서는 10만여 명이 넘는 베트남사람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LG 전자도 전기제품공장을 건설했고 남한의 최대 제철기업인 포스코도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남한 뿐 아니라 서방의 발전된 기업들이 베트남에 적극 진출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일본이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으로 되었다고 합니다. 1990년 중반까지도 베트남은 1인당 국민소득이 200달러밖에 안 되는 빈곤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베트남의 경제는 해마다 6%이상의 높은 성장을 이루었고 오늘 1인당 국민소득은 2179달러로 성장했습니다.

북한도 1990년대 초부터 나진선봉시를 경제특구로 선정했고 2012년에는 경제특구를 확대하는 등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거의 같은 시기에 외국투자유치를 시작한 베트남에 비해볼 때 북한의 투자실적은 너무 초라합니다. 현재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는 남한과 일본입니다. 남한과 일본은 지리적으로 베트남보다 북한이 더 가깝습니다. 그러나 남한과 일본의 기업인들은 북한이 아니라 베트남으로 가고 있습니다.

북한은 자본주의경제체제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자본가들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모순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투자만 하면 자본도 보호하고 경영활동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최상의 수준에서 보장해준다고 선전합니다. 그런데 공장이 돌아가게 되면 생각이 바뀝니다. 계약을 뒤집어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없게 만드는가 하면 나라 전체가 당의 통제 하에서만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경영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결국 투자했던 기업도 망하거나 도중에 빠져나가게 되고 그것을 본 외국기업은 들어가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북한이 투자를 유치하자면 북한의 기업들부터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보장해주어야 합니다. 최근 북한은 사회주의 기업관리 책임제를 도입하고 공장 기업소가 자유롭게 경제활동을 하라고 법적으로 승인했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겠는가는 의문이지만 이전에 비해 한걸음 전진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북한의 핵미사일개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로 기업들이 북한으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올해도 자력갱생으로 경제적 난국을 타파하겠다고 합니다. 자력갱생의 전망이 어떠할지는 북한주민들이 잘 압니다. 북한의 반세기의 역사가 자력갱생의 역사였고 그 결과가 오늘의 북한이기 때문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