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제2의 고난의 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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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당국은 노동신문을 통해 제2의 고난의 행군을 운운하는가 하면 전시증산을 대표하는 군자리혁명정신을 발휘하라고 주민들에게 호소하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누구나 1990년대 후반기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던 끔찍했던 고난의 행군을 잊을 수 없습니다. 북한당국은 아사자의 수에 대한 통계조차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30만 정도가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 사리원, 개천, 개성, 순천시는 각각 인구가 30만명정도 됩니다. 즉 전쟁도 아닌 평화 시기에 한개 도시주민이 굶주림으로 사망했습니다.

북한당국은 그 원인을 제국주의자들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북한은 1992년 국제원자력기구가입에 서명한 이후 가입국의 의무집행 사항인 핵사찰을 부인하고 이 기구에서 탈퇴를 선언하는 방법으로 정세를 긴장시켰습니다. 그리고 주민들 속에서 이러한 고난이 제국주의자들의 국제적인 봉쇄와 압박 때문이라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고난의 행군을 겪게 된 것은 북한지도부의 잘못된 정책의 결과였습니다.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할 때 북한은 중국을 비난했습니다. 가족단위도급제나 공장자치제는 경제를 파산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하면서 우리식 사회주의를 끝까지 지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동유럽까지 사회주의를 포기하면서 지원이 끊기자 그 어떤 외부의 풍파에도 끄떡없는 자립경제라고 큰 소리 치던 북한경제는 파산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경제파산이 도래했다고 해도 당과 국가가 주민들을 진정으로 책임졌다면 그렇게 많은 아사자가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모든 사회주의국가가 체제전환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어느 국가도 아사상태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당시 주민들을 구원하자면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고 주민들의 시장 활동을 자유화하는 조치를 빠르게 취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주민들의 생명보다는 자기들의 정권유지가 더 귀중했습니다. 외부로부터 자본주의사상이 들어오고 시장이 발전하면 그로 인해 정권이 무너질까 두려워 시장에 나오는 주민들을 필사적으로 막았습니다. 정권을 지키기 위해 군대를 강화하고 무기를 사오는데 돈을 투자했습니다. 주민들은 국가가 그렇게 방해를 놓는 속에서 자기의 힘으로 고난의 행군을 극복했습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에도 북한지도부는 시장경제를 도입하면 경제가 발전해서 주민들이 잘살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권력을 잃을 것이 두려워 시장을 그냥 억제하고 있습니다. 권력을 잃지 않으려고 핵을 개발하고 정세를 긴장시켜 국제사회의 제재를 자초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란 무엇입니까? 노동자 농민이 잘사는 사회입니다. 노동자 농민이 주인이 된 사회입니다. 북한에서 주인은 노동자 농민이 아니라 수령입니다. 수령1인을 위해 전체인민이 희생되어야 하는 나라가 북한입니다. 이러한 국가를 사회주의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세계의 양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한명을 위해 수천만 명이 희생되는 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이러한 세계의 양심을 제국주의자들의 북한에 대한 도발이라고 왜곡하고 있습니다.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진행되어 대량 아사가 발생한다 해도 참고 군자리 정신을 발휘하여 수령을 보위하는 총폭탄이 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난의 행군시기에는 수령이 하라는 대로만 하던 당원들이 먼저 아사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북한주민들은 지도부가 하라는 대로 하면 다시 아사의 비극을 겪게 된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