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인천상륙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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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상륙작전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 남한에서는 예술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개봉되어 700만이 넘는 주민들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는 지리적으로 매우 불합리해서 성공확률이 1/5000밖에 안 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천상륙작전을 결심한 맥아더와 지뢰매설 정보를 알아내기 위한 정찰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정찰부대원들, 성공적인 인천상륙작전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북한은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5만여 명의 대병력과 300척의 함선, 1천여 대의 비행기가 동원되고서도 4문의 포를 가진 한 개의 인민군 해안포병중대와 보병중대 앞에서 대 손실을 당한 전투로 기록되여 있다"며 "이런 망신스러운 전투를 놓고 영화까지 만들어 내돌려대며 성공이니 불사니 하는 말을 염불처럼 외워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수령님과 일화: 파탄된 상륙작전'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시 미제는 인천상륙작전을 계획하고 그 비밀을 보장하기 위해 군산항에 대한 허위 상륙작전을 벌여놓고 있었다면서 "수령님께서는 인천상륙작전 의도를 미리 파악하고 대응을 위한 작전적 방침을 지시했으며 적들의 상륙작전을 파탄시켰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주장과 달리 '수령님'은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거의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파죽지세로 남쪽으로 밀고 내려가 남한의 대부분을 장악했습니다. 전선은 낙동강부근에서 고착되었습니다. 후방이 멀어지고 물자공급이 어려워진데다가 미군이 참전하면서 화력이 강화되어 인민군대는 낙동강 도하에서 실패를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모택동과 주은래는 미군이 상륙작전으로 포위를 시도할 수 있다는데 대해 미리 북한에 주의를 주었습니다. 전선사령부는 서해안 방어사령부를 신설하고 방어용 신규 부대를 편성하는 한편 월미도에 해군 인원들로 구성된 방어진지를 만드는 등의 준비를 했으나 상황이 어려워 난관을 겪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수령님'은 우리가 어떻게 낙동강까지 나갔는데, 절대로 후퇴할 수 없다면서 무조건 낙동강을 넘으라고 명령했습니다. 병력과 장비가 모자라자 인천 경기도 일대의 방어 부대를 낙동강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수령님'은 인천상륙작전을 예상하지 못했고 따라서 그에 대응한 준비를 갖추지 못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북한예술영화 월미도에서는 한 개의 해안포중대가 미국 대연합함대를 상대로 전투를 벌려 인천상륙작전을 지연시킴으로써 아군의 후퇴를 보장하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인천에는 해안포중대 1개, 보병중대 1개, 두 개 중대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북한의 '수령님'이 이를 미리 예측했다면 아군의 주력이 역 포위당하게 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를 두 개 중대가 방어하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9월 15일 미군의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고 서울이 점령되어 퇴로가 차단된 다음에야 인민군대는 부랴부랴 후퇴를 시작했습니다. 낙동강 전선 일대의 5만여 명의 인민군대는 2만 정도의 인원만이 제대로 후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1만 2천 명이 포로가 되었고, 1만 여명이 지리산 일대에서 빨치산이 되었으며, 남한에서 입대시킨 의용군들은 대다수 도망쳐서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역사가 중요한 정치의 수단으로 되고 있는 북한에는 역사연구의 자유가 없으며 인천상륙작전에 대해서도 당과 수령이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양측이 말하는 것을 다 들어보면 어느 쪽이 더 사실에 가깝게 말하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