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인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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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지도부가 과학자들을 위한 아파트를 많이 건설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 과학자 아파트에 이어 김책공업대학 과학자아파트 그리고 과학원 아파트를 건설했습니다. 또한 과학자들을 위한 휴양소도 건설했습니다. 연풍호 휴양소는 외국의 고급 휴양소 못지않게 훌륭했습니다.

알고 있는 것처럼 북한에서 과학자들은 어렵게 삽니다. 물론 모든 주민들의 생활이 다 어렵지만 과학자들은 더 억울해했습니다. 현시대는 과학과 기술의 시대라서 과학자는 자기의 능력만 가지고도 존경을 받고 그에 맞는 물질적 조건을 향유하며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만은 과학자들이 냉대 받았습니다. 때문에 머리가 좋고 과학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과학을 회피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렇게 과학자들을 위해 아파트와 휴양소를 짓는 것은 보면 지난날과 다른 정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과학자는 지도자의 지시나 특별한 배려가 있어서 아파트나 휴양소에서 생활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감동이 아니라 오히려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전문지식과 능력을 가진 과학자들이 남에게서 집을 받고 남이 생각해주어서 휴양을 간다는 것 자체가 너무 자존심을 구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사람은 자기의 능력과 사회에 대한 기여도에 맞먹는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가, 경영자, 과학자는 사회에서 기여하는 분야가 다를 뿐 다 사회를 위해 필요한 인물들입니다. 대학교수나 국가연구기관의 연구사는 과학 분야에서 최고급의 인재들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그 정도의 인물이 되면 자기의 수입으로 훌륭한 집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고 훌륭한 휴양소에 가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들이 누리는 모든 것은 누가 배려를 돌려주어서가 아니라 자기의 능력으로 번 수입으로 누리는 것입니다. 때문에 과학에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그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연구합니다.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서 정말 능력이 있고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은 과학자로 될 수 없습니다. 그러한 속에서 인재가 나오고 과학이 발전합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존경을 받으며 수입도 높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수령이 알아주지 않으면 먹고 사는 것이 힘듭니다. 최고급의 대학교수나 연구사들이 지도자가 하사해 주어야 주택을 받을 수 있고 지어 텔레비전까지도 감사하다고 토론을 하면서 받는 모습은 북한주민들에게는 부러움을 주는 장면일지는 몰라도 외국에서 보면 너무 한심하고 기가 막힌 현실입니다.

게다가 집을 받거나 휴양소에 갈 수 있는 과학자는 소수입니다. 정말 과학자가 대우받는 세상을 만들려면 과학자들이 자기의 능력과 노력에 상응한 수입을 얻을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진정한 사회주의라면 과학자들에게 어떠한 기준의 집을 공급해 주고 어떤 수준의 옷과 식료품을 공급해주어야 한다는 국가규정을 만들고 그것을 집행하도록 당적으로 통제해야 합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외면하고 멋진 집을 몇 채 지어서 과학자들에게 선심을 쓰면서 나누어주는 것으로 대신하는 이러한 정책을 인기 영합주의, 외래어로 포퓰리즘이라고 합니다. 인기영합주의, 포퓰리즘이란 대중적인 인기, 비현실적인 선심성 정책을 내세워 일반 대중을 호도하여 지지도를 이끌어내고 대중을 동원시켜 권력을 유지하거나 쟁취하려는 정치형태를 이르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