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북한의 지도자가 종묘장을 찾았다는 소식이 뉴스에 났습니다. 그는 나라의 산림이 황폐화 된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산림복구를 자연과의 전쟁으로 간주하고 전당, 전군 ,전민이 총동원되어 산림복구전투를 벌리자고 호소했다고 합니다.
북한지도부가 산림이 황폐화되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오래전부터 산이 벌거벗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한해가 다르게 주변 산의 나무가 사라지는 모습이 누구의 눈에나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주민지대에서 10리 다음에는 20리 30리 40리로 차츰 나무가 사라졌고 목재를 생산할 수 있는 나무밭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북한 밖에서 보이는 모습은 더 처참합니다. 두만강이나 압록강유역에 가면 수림이 울창한 중국과 나무 한그루 없이 반반한 북한이 뚜렷하게 대조됩니다. 위성사진으로 보면 남북의 색깔이 다릅니다. 북쪽은 누렇고 남쪽은 파란데 경계는 분계선입니다.
북한의 산림이 황폐화 된 주된 원인은 경제입니다. 사람들은 북한의 산림이 고난의 행군시기에 황폐화되었다고 하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산림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공업발전을 추진하면서 무리하게 목재를 베어냈고 베어낸 만큼 나무를 심지 못했습니다. 또한 식량문제를 해결하려고 산을 농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나라의 산림면적이 해마다 줄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부터 산림면적유실로 인한 가물과 홍수피해가 적지 않았습니다. 산림파괴는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산림유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도 산림파괴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고 2000년대부터 이를 막으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습니다. 해마다 봄철에는 기관이나 학교별로 나무심기계획목표를 주고 그 정형을 총화했고 화전을 일구는 것을 금지했으며 이미 일군 소토지에 나무를 심도록 통제했습니다. 산에서 나무하는 것도 단속했습니다. 남한에서도 북한에 양묘장을 꾸려주는 등 북한의 나무심기를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대책이 효력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근본원인인 경제문제가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발전된 나라나 미국에 가면 무연한 평지에 나무숲이 조성되어 있는 곳이 많습니다. 다락 밭을 만들고 화전을 일구는 북한사람들이 보면 그 아까운 땅을 개간하지 않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북한에서라면 그 땅을 벌써 밭이나 논으로 만든 지 오래 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경제가 발전하면 그 땅을 농경지로 만들지 않고도 먹는 문제를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가 발전하면 숲의 가치가 쌀이나 옥수수보다 훨씬 더 높아집니다.
남과 북을 비교해보아도 이전에는 북한이 숲 면적이 남한보다 더 많았습니다. 원래 남한에 비해 산이 더 많은데다가 1960년대만 해도 북한이 남한보다 경제가 더 발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남한의 산림면적이 북한에 비할 바 없이 많아졌습니다. 산림면적은 국토면적에 비해 나무가 자라는 면적의 비율, 그리고 단위면적에 얼마나 많은 나무가 있는가를 표시하는 임목축적을 가지고 평가합니다. 남한은 발전된 주요 자본주의 나라 15개국 중 산림면적이 핀란드 스웨덴 일본에 이어 4번째로 많은 나라에 속합니다.
남한사람들은 그 원인이 박정희 정권시절에 산에 나무를 많이 심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나무를 많이 심어도 북한처럼 베어냈다면 오늘과 같은 산림은 없었을 것입니다. 나무를 많이 심은 것과 동시에 남한의 경제가 고도성장했기 때문에 심은 나무가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북한의 지도자는 산림을 푸르게 하기 위해서 종묘장을 잘 꾸리고 나무모를 많이 키우며 산림을 조성하기 위한 운동을 전군중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풀리기 전에는 무슨 전투를 해도 헐벗은 산을 푸르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주민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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