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북한 민경에서 복무하던 군인이 판문점을 통해 남한으로 넘어왔습니다. 넘어오는 과정에 북한이 쏜 총알 여러 발이 몸을 관통해 병사는 의식을 잃은 상태로 서울로 이송되었습니다. 곧 대수술이 진행되었고 모든 것이 공개되는 남한의 관례대로 그의 수술상황 역시 모두 보도되었습니다.
그런데 주민들이 가장 놀란 것은 군인이 기생충보균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총알에 터진 소장으로 회충이 기여 나왔는데 한두 마리도 아닌 수십 마리가 발견되어 경악을 자아냈습니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기생충병을 발전도상 나라들에서 열악한 상황 때문에 발병되는 풍토병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1960년대에는 기생충감염률이 높았으나 1970년대부터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집도한 의사는 20여년 수술하면서 회충을 처음 보았다고 했습니다. 의사는 소장 7군데를 꿰맸는데 기생충이 뚫고 나와 상처가 터지면 생명이 위험해진다고 걱정했습니다.
북한은 사회주의보건제도의 우월성은 예방 의료제에 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군 병사의 상황이 보여주는 것처럼 북한의 예방의료 제도는 말뿐이고 기생충감염조차 근절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생충감염과 같은 가장 초보적인 질병도 퇴치하지 못하고 있으니 다른 병은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열악한 의료현실을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숨기는 데만 급급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에게 회충약을 공급하지 못하면서도 남한에서 회충약을 보내주어도 그런 병이 없다고 받지 않고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나라는 돈이 없으면 치료받지 못하고 죽는 곳이라고 선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이번만 보아도 환자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려 수혈한 피만 성인 3명 분량에 달하는 약 1만2000CC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를 치료하는데 든 비용은 남한 돈으로 1억원, 9만 2천여달러라고 합니다. 남한에서는 주민들이 의무적으로 국민의료보험에 가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병이 났을 때 치료비용을 보험비용으로 처리합니다. 그러면 치료비가 매우 쌉니다. 그리고 생활이 매우 어려운 최하층 주민들은 보험가입도 면제하고 거의 무료로 치료해주고 있습니다. 남한으로 온 민경병사는 남한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아서 전액을 다 내야 하는데 이를 국가가 부담합니다.
이번에 민경병사를 통해 북한주민의 체력이 매우 허약하다는 것이 다시금 확인되었습니다. 민경병사는 소장의 길이가 남한사람 평균 2m보다 40cm나 짧았고 키는 170cm이나 몸무게는 60kg밖에 안되었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민경은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사상적으로도 견실해야 하지만 체격도 우수한 사람이 선발됩니다. 그런데 그의 키와 몸무게가 남한의 고등학교 학생의 평균키 173cm, 몸무게가 70kg보다 작다는 것이 밝혀져 관심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소장에 남은 음식은 대부분 옥수수였다고 합니다. 북한에서 민경이라면 후방공급이 매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전연에서 남한군과 직접 맞서 있는 북한군의 식량공급 상태가 이 정도이니 다른 부대는 어떠할지 보지 않아도 뻔합니다.
인민군대의 싸움준비가 완성되었다고 큰소리치지만 제대로 먹지 못하는 허약한 군대가 과연 싸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다행히도 민경병사는 의식도 찾고 밥맛도 돌아와 곧 완치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조사할 상황이 아니어서 그가 누구이며 왜 남한으로 왔는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민경병사가 목숨을 걸고 탈출할 정도로 북한체제가 그에게 실망을 주었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북한의 격언 '한 방울의 물에 우주가 비낀다'처럼 민경병사의 모습에 현재의 북한이 담겨있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