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이상한 나라

0:00 / 0:00

올해 초 북한에서 한창 핵무기로 미국을 응징하겠다고 법적 거릴 때 미국의 한 소년이 물어왔습니다. "북한사람들은 무섭게 생겼어요? 정말 핵폭탄을 미국에 떨어뜨리나요?" 최근 숙청사건으로 떠들썩하니까 누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장성택을 죽였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는 죽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죽이지는 않고 주민들에게 위협을 줄 목적으로 거짓말 할 수 있지 않아요. 차마 고모부를 죽였겠어요?"

국제사회에 점차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은 북한이 어떤 나라인지 잘 모릅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폐쇄된 나라이니까요. 그러다보니 제각기 추측을 합니다.

최고위급 간부였고 지도자의 고모부인 사람을 고문하고 묶어내다 총살하는 장면을 보면서 사람들은 북한은 인척이나 동지에 대한 가장 초보적인 예의조차 모르는 악독한 나라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피격사건을 직접 목격한 남한주민들은 물론 미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까지 북한사람은 이유 없이 남의 나라를 공격하기 좋아하는 테러분자 호전분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북한테러분자들이 미국을 기습하는 영화까지 나왔습니다.

얼마 전 남한의 신문에는 북한의 욕 폭탄이란 표제하에 북한의 언어문화에 대한 분석기사가 실렸습니다. 그동안 북한이 남한과 미국 등 국제사회를 상대로 언급한 욕들을 두루 나열했는데 세상에 가장 교양 없고 무례한 언어였습니다. 물론 북한으로서는 적들을 욕할 수 있는 더 나쁜 말이 없어 아쉽다고 생각하겠지만 국제사회는 이런 말을 골라 쓰는 북한을 문화적 수준이 매우 낮은 저질적인 나라로 생각합니다.

또한 북한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먹을 것이 없어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에 걸리고 키도 작고 몸무게도 안 나가며 추위와 굶주림으로 고통 받는 매우 뒤떨어진 나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습니다. 평양에 가서 대접을 잘 받고 안내원을 따라 다니며 관광을 한 사람들은 소수이기는 하지만 북한은 생각보다 발전했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교양있고 세련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더더욱 사람들은 북한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때문에 관광도 가고 몰래 취재하는 위험도 무릅써보지만 북한을 이해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특히 북한주민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어 합니다. 그렇게 못살고 각종 통제에 시달리면서도 지도부에 반항하는 것이 아니라 충성을 맹세하며 따르는 북한주민들을 이상한 종교집단의 성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북한주민은 세상에 대한 독특한 이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북한주민은 뉴스에 그렇게 솔직하게 세상소식을 다 내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합니다. 뉴스란 정부에게 이로운 것은 내보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내보내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사회에 가난한 사람을 위한 정책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본주의사회는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이기 때문에 부자들을 위한 정책만이 있을 뿐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육제도며 치료제도는 없을 것이라고 상상합니다.

그리고 부자나 관료는 다 악인일 것이라 믿어마지 않습니다. 그들의 본성은 생전에는 절대로 변하지 않기 때문에 철저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을 용서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존경하여 마지않는 간디나 루터 킹 목사의 무저항주의는 어리석기 그지없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북한은 세계 속에 있지만 세계와 단절되어 있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때문에 국제사회는 북한이 하루빨리 정상국가로 국제사회에 편입될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