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2011년 북한 '깊어가는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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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2011년이 밝았습니다. 북한주민에게 있어서 지난해는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해였습니다. 북한주민들은 화폐개혁의 여파로 쌀값폭등의 악몽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쌀값을 바라보면서 공포 속에서 한해를 마무리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작년에 홍수피해로 가뜩이나 적은 알곡생산량이 더 줄었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지원이 끊긴 것도 식량 값 상승을 부채질했습니다. 2000년부터 해마다 40만 톤 이상 보내주던 남한의 대북식량 지원이 끊기자 1달러로 살 수 있는 쌀의 양이 4kg로부터 1.5kg으로 줄었습니다. 연말연시를 맞으며 국가가 주민들에게 준 월급도 인플레의 원인을 제공했을 것입니다. 현재 좀 내렸다고 하지만 쌀 1kg 당 1000원을 훨씬 넘어 화폐개혁 시 국가가 선포한 시장 가격 40원에 비하면 30배가 넘는 가격입니다.

거기다 30여년 만에 온 추위는 가뜩이나 연료가 부족해 고통 받던 북한주민들을 더욱더 괴롭히고 있습니다. 영하 20~3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 속에서 사람들의 육체도 마음도 얼어붙고 있습니다.

2011년은 북한지도부가 그처럼 선전했던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마지막해입니다. 물론 이 해에 어떤 기적이 일어나리라고 믿는 북한주민은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2012년까지 강성대국을 건설한다고 장담한 북한당국으로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한해입니다.

북한지도부는 올해 공동사설에서 다시 한 번 경공업에 박차를 가하여 인민생활향상과 강성대국건설에서 결정적 전환을 일으키자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체제위기 우려 때문에 북한을 개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개혁개방정책은 외면하고 사회주의경제관리원칙을 고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신년공동사설에서는 주민들에게 당의 두리에 굳게 결속하여 대고조를 일으키자고 호소했지만 그러한 방법으로 북한경제를 복구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때문에 최근 북한당국은 주민들에게 핵무기보유국, 군사강국이 되는 것이 강성대국 건설방도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은 핵무기보유국이기 때문에 핵을 꺼려하는 미국과 남한이 경제지원과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따라서 2012년에는 강성대국으로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북한문제 전문가들은 올해 북한당국이 핵개발과 군사적 도발에 더 치중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남한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천안함폭파나 연평도포격과 같은 군사적 도발행위에 대해 사죄하기 전에는 대화나 지원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을 거듭 밝혔습니다. 따라서 핵무기의 개발과 군사적 도발은 북한의 국제적 이미지를 하락시키고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막아버려 가뜩이나 어려운 주민들의 생활을 더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탈피하기 위하여 유일한 지원자인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도 북한의 개혁개방과 핵 포기를 바라고 있어 그를 부인하고 한반도의 정세를 계속 긴장시키고 있는 북한지도부를 끝까지 지지할지 미지수입니다.

이렇게 보면 2011년은 북한주민에게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어두운 한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 어둠 끝에 희망이 있습니다. 밤이 지나면 반드시 새날이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