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북의 군사적 위협과 대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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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북한에서는 서해 백령도 군사분계선을 목표로 100여발의 포탄을 발사했습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포사격에 앞서 보도문을 통해 북한군 포병대가 오늘 오전 서해 해상에서 연례적인 실탄 포사격 훈련을 진행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또 북측 수역에서 북한 군부대가 계획적으로 진행하는 훈련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논할 여지가 없다면서 서해 해상에서 북한 군부대의 실탄 포사격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남북 간의 차이가 하늘과 땅 같은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남한을 무력으로 점령하여 조국을 통일한다는 환상 같은 것을 아직 가지고 있을 리는 만무합니다. 북한의 이번 포사격은 군사적 목표가 아닌 정치적 목표를 겨냥한 것입니다.

최근 북한에서는 물가, 특히 쌀값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습니다. 충분한 대책 마련도 없이 성급하게 화폐개혁을 실시한 후과입니다. 당장 식량과 생활필수품을 풀지 않으면 이번 화폐개혁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정권에 있어서 이번의 화폐개혁 성공여부는 후계체제 수립이라는, 체제의 전망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운명적인 것입니다. 때문에 북한에서는 그렇게 높던 자존심을 다 버리고 남한의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쓴맛을 너무도 많이 본 남한이 북한의 요구에 잘 응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은 무력행사를 통해 구겨진 자존심도 회복하고 남한 주민들 속에서 전쟁공포증을 유발함으로써 주민들이 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압력을 가하도록 하자는 목적으로 사격훈련을 운운하며 의도적으로 군사분계선에 포탄을 날렸습니다.

북한은 얼마 전에도 최고사령관이 땅크(탱크) 훈련을 시찰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거기에는 남한의 고속도로 이름과 지명이 또렷하게 찍혀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본 남한의 대다수 주민들의 반응은 두렵다는 것이 아니라 참 측은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거기에 찍힌 땅크가 너무 초라했기 때문입니다. 주요 인터네트(인터넷)에는 "눈물이 난다. 저런 전차를 가지고 남한을 공격하겠다니" 라는 글이 올랐습니다.

남한 주민들의 반응은 너무 당연한 것입니다. 북한의 재래식 무기의 상당수는 쏘련이 2차 대전 때 쓰던 무기를 북한에 넘겨준 것입니다. 게다가 원유가 부족하여 훈련도 제대로 못합니다. 심지어는 군인들을 먹이지 못하여 영양실조가 문제로 되는 것이 북한군의 실상입니다. 북한이 강조하는 정치사상적 우월성도 사라진지 오랩니다. 그동안 남한에 북한의 실상이 많이 알려져 북한군의 이러한 실태를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사회인 남한에서 남북협상의 내용과 결과는 북한 정부가 판단한 것처럼 주민 여론에 의하여 좌우됩니다. 물론 남한에는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는 것이 싫어서 북한을 달래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이런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마음도 변합니다. 대북지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고 군사적 도발을 지속하는 바람에 최근에는 퍼주어서 피하자는 의견보다 주지 말고 본때를 보이자는 의견이 우세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북한이 정치 경제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기에 남한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 군사적 위협전술을 선택한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동안 성과를 본, 외부에서 벼랑 끝 전술로 이름 지은 북한의 군사적 강경전술은 한두 번만 효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수단였습니다. 특히 북한당국은 지난시기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대북 강경정책을 주장하는 남한의 정치가들에게 항상 이득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다시 일어서고 싶다면 이제는 전략 전술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 전략 전술은 물론 다양하겠지만 명백한 것은 무력이 아닌 평화적 방법이 돼야 하고 폐쇄정책이 아닌 개혁개방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