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리비아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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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비아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리비아에서는 뜌니지, 에짚트에 이어 시민혁명이 폭발했습니다. 시민들은 40여 년 이상 권좌에 앉아 독재정치를 실시해왔고, 권력을 대를 이어 세습하려 하고 있으며, 천문학적 규모의 나라 재산을 은닉한 부패의 왕초 가다피의 사임을 요구해 나섰습니다. 하지만 가다피는 이러한 대중의 요구를 묵살하고 시위 군중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였으며 외국에서 용병을 돈으로 고용하여 시민운동을 진압하는데 동원시켰습니다.

상대적으로 우월한 탱크와 비행기 같은 화력을 가지고 있는 가다피군의 무차별적 폭격으로 시민군이 위기에 처하자 국제사회는 리비아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요구하여 나섰습니다. 유엔은 리비아 시민군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리비아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했고 미국과 나토군은 군사작전에 나섰습니다.

세계의 선량한 시민들은 누구나 가다피가 권좌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시민군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리비아나 중동의 시민혁명에 대해 외면하고 침묵했습니다. 왜냐하면 시민혁명이 폭발한 리비아나 중동나라의 모습이 너무도 북한을 닮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던 북한이 며칠 전 주민들이 알까 두려워 신문이나 방송이 아닌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가다피를 옹호하는 외무성대변인 담화문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담화문에서 북한정부는 리비아 사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주권국가의 자주권과 영토안정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그 나라 인민의 존엄과 생존권을 짓밟는 반인륜범죄로 규정했습니다. 또한 리비아사태가 일어나게 된 원인을 리비아의 핵 포기에서 찾았습니다. 서방나라들에 의해 강요된 리비아식 핵 포기 방식의 목적은 안전담보와 관계개선이라는 사탕발림으로 상대를 얼려 넘겨 무장해제를 성사시킨 다음 군사적으로 덮치려는 것이라고 하면서 침략을 막기 위해서는 선군의 길은 가야하며 자위적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습니다.

얼핏 보면 핵무기를 포기했기 때문에 리비아가 침공 받았다는 사실이 그럴듯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국적군의 군사개입의 원인으로 된 것은 핵이 아니라 가다피입니다. 가다피가 독재정치를 실시하지 않았다면, 또 시민혁명이 일어났을 때 주민들의 요구에 수긍하여 권좌를 포기했다면 국제사회의 군사적 개입이 없었을 것입니다. 중동의 다른 국가들에서도 혁명이 일어났지만 권력자가 스스로 권좌를 포기했기 때문에 군사적 개입이 없이 혁명이 끝났습니다.

북한당국은 착취와 압박이 있는 곳에서는 인민들의 혁명투쟁이 일어나는 법이라고 주민들에게 가르쳐왔습니다. 또한 혁명전쟁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논리에 의하면 국제사회가 리비아시민들의 혁명투쟁을 지원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고 정의로운 것입니다.

북한지도부는 담화문에서 리비아사태를 통해 자기 힘이 있어야 평화를 수호할 수 있다는 역사의 진리를 확증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가 이번 리비아사태를 통해 깊이 새겨야 할 역사의 진리는 인민의 요구에 역행하는 정부는 언젠가는 인민들에 의해 청산된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일을 당하지 않자면 스스로 권력을 포기하거나 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