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개혁 후과로 지속되고 있는 물가, 환율파동을 막기 위해 북한 정부는 100대1 상무를 조직하고 시장물가를 단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도된데 의하면 지난 3월 중순 모든 군에 100대 1 상무책임자로 내각 성원이 1명씩 파견되었습니다. 또한 각 도들에서 열린 시, 군당 책임비서와 인민위원회 위원장 및 보안 일군, 무역 일군들의 식량 및 상품 가격 안정대책회의에서는 물가파동을 막기 위해 백대일 상무들의 감독과 통제를 강화하여 국가에서 제정해 준 가격대로 물건 값을 정하는 일을 4월 1일까지 마무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국가가 물가상승을 바로잡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북한뿐 아니라 모든 국가들은 물가가 상승하고 경제적 혼란이 일어나면 국가가 개입하여 물가상승의 원인을 찾고 물가하락을 위한 대책을 강구합니다.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국가의 대책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물가는 물건보다 돈이 많아지면 발생합니다. 때문에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물가가 올라가면 원인을 분석하고 국가가 임금동결 또는 세금증대 정책을 실시하여 소득을 줄입니다. 또 은행이자율을 올려 시중에 돈이 풀리는 것을 막습니다. 즉 돈을 줄임으로서 물가를 낮춥니다. 직접적인 물가 동결정책을 실시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북한 당국이 취한 조치는 물가 상승의 원인이나 시장 논리가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서 실현 가능성이 없는 정책입니다.
현재 북한에서 물가 상승은 국가가 인위적으로 정한 물가와 노임에 원인이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화폐개혁을 실시하면서 노동자 사무원들의 노임을 이전과 동일하게 정함으로서 명목 노임을 단번에 100배로 높였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물가의 기준으로 되고 있는 쌀값을 2천원에서 50원으로 규정함으로서 40분의 1로 낮추었습니다. 결국 생산의 증대 없이 명령으로 주민들의 수입을 40배로 상향조정한 것입니다. 때문에 물가도 40배 될 때까지 급상승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2002년 7월 경제조치 때에도 주민들의 월급을 담보 없이 17배로 상향조정하자 물가가 20배가 될 때까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물가를 낮추려면 추가적인 외화를 투입하거나 생산을 증대시켜 상품을 시장에 공급해야 합니다. 금년에 당 재정을 풀어 일부 공장들을 돌리고 있지만 북한의 시장규모를 타산해볼 때 극히 적은 것이어서 그것으로 시장물가를 100대1로 조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당면대책으로 쌀과 공업품 수입을 늘이면서 물가 상승을 일정정도 허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원래 북한당국이 시장가격을 통제하겠다는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착상입니다. 현재 북한에서 주민들은 소비품의 절대다수를 국영상점이 아니라 시장을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시장의 가치법칙을 국가가 개입하여 없앨 수는 없습니다. 실지 지난시기 북한에서 여러 번 한도가격을 선포하고 통제했지만 그 가격대로 상품이 팔려본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도 3월말부터 쌀값을 비롯한 전반 물가가 급속히 하강하여 마치 백대일 상무의 역할이 은을 내는 것처럼 보였지만 4월 하순에 들어서면서 배급이 불투명해지자 다시 쌀값이 상승하고 잇따라 모든 물가가 오르고 있습니다.
더욱이 강제적인 시장가격 통제정책은 통제를 하는 보안원이나 규찰대, 백대일 상무의 부패만 더 활성화시킴으로서 가뜩이나 어려워진 주민들을 2중 3중으로 압박하여 정부에 대한 불신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시장은 국가보다 똑똑합니다. 국가가 아무리 발 빠르게 대응한다 해도 수천 수만 가지가 넘는 물가를 시장처럼 조정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주의 경제가 파산한 중요한 원인도 바로 이와 같이 불가능한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과신한데 있습니다. 북한은 시장물가를 통제라는 방법으로 낮추려고 할 것이 아니라 생산을 증대시킬 방도를 찾아야 합니다. 다른 사회주의 나라들의 경험은 개혁ㆍ개방이 경제성장의 가장 효과적인 방도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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