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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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국경통제가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습니다. 국경경비대에 대한 인민무력부 보위사령부의 검열로 수많은 군인들이 철직 제대되고 공개총살까지 진행되었습니다. 또한 국경에 군대 뿐 아니라 보위부, 보안서, 노동적위대까지 동원시켜 2중 3중의 단속망을 구축하고 감시자들끼리도 서로 통제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또한 국경지역에서 손전화기 사용을 막기 위해 전파탐지기를 설치하고 방해전파를 내보내고 있으며 사용자들을 색출하여 검거하고 있습니다. 국경을 넘나들거나 손전화를 사용한 사람들에 대한 처벌수위도 높아졌습니다.

북한당국은 미국과 남한이 북한체제를 무너뜨리려고 책동하고 있기 때문에 국경통제를 실시한다고 하면서 모든 주민들이 경각성을 높이고 수상한 사람들을 보면 즉시 신고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국경통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미제나 남한 때문이 아니라 북한 체제붕괴를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말부터 북한을 탈출하여 남한으로 가는 주민들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작년에는 3천명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은 남한이 더 살기 좋다고 가족 친척,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있고 돈을 벌어 북한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또 국경을 통해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실태, 가혹한 인권탄압 상황이 부분적으로나마 세상에 알려져 정의를 사랑하는 세상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고 북한당국에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북한사람들이 제 땅을 떠나 남한으로 가고 북한주민의 생활상황이 국제적인 문제로 되게 된 근본원인은 주민들의 국경이동이나 전화사용 때문이 아니라 북한체제 자체에 근본원인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200여개에 달하는 나라들이 있지만 세상을 오갈 자유, 전화통화의 자유를 막은 나라는 없습니다. 유럽연합에서는 27개국의 주민들이 여권도 없이 다른 나라로 오가고 있습니다. 남한주민들도 누구나 여권을 가지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세상어디에나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전화통화금지라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은 세계의 그 어느 지역의 사람과도 마음먹은 순간에 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더 싸게, 더 빠르게 통화를 하게 할 것인가를 놓고 통신회사들이 경쟁을 하고 있어 전화사용조건이 나날이 더 개선되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인터네트가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어 임의의 지역의 사람에게 편지를 순간에 보낼 수 있고 화상통화도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공산당이 통제하는 나라이고 세계적으로 자유가 없다고 비판받는 나라지만 중국주민들도 통화의 자유가 있고 세계 각국으로 오갈 자유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강한 독재정치를 실시한다고 이름난 미얀마나 쿠바도 전화의 자유와 인터네트의 자유가 있고 외국으로 갈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쿠바나 미얀마도 무너지지 않고 건재해 있습니다.

세상에서 북한만이 유일하게 국경을 개방하면 체제가 무너질까 걱정스러워 철저히 닫아걸고 있습니다. 이는 역으로 북한이 정치의 강국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제일 불안한 나라라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주민통제가 나날이 더 강화된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주민들의 생활이 더 어려워지고 있고 체제에 대한 충성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벽이 오기전이 가장 어둡다" 일제가 감행했던 주민탄압을 단죄하여 북한당국이 사용했던 문구가 오늘의 북한현실에 가장 들어맞는다는 것은 정말 기막힌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