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테러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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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3월 28일 서해 백령도 앞바다에서 정상적인 임무를 수행하던 남한의 경비함 천안호가 알 수 없는 이유로 폭파되어 침몰되었습니다. 여러 나라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배는 어뢰의 공격으로 폭발하였습니다. 또한 어뢰공격의 당사자는 북한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46명의 청년들이 귀중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국제 사회는 북한이 자기의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인간적인 국가, 테러 국가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지난 시기 북한은 남한을 상대로 수많은 테러를 감행해 왔습니다. 남한의 국가 원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가 3건이나 되며, 82년 북한 공작원 3명이 설치한 폭탄이 터져 당시 부총리를 포함한 남측 고위 인사 17명이 사망한 사건과 1988년 바그다드에서 서울로 가던 한국의 비행기가 북한 공작원에 의해 공중 폭파돼 115명이 사망한 사건은 많은 인명이 살해된 테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테러를 계급적 원수들에 대한 처벌로 당연시하고 있습니다. 계급적 원수들과는 한 하늘을 이고 살 수 없고, 따라서 그들을 증오해야 하며, 소멸해야 한다는 논리가 주민들에게 끊임없이 주입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국제사회란 범위가 클 뿐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과 다름없습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역사와 문화가 다를 뿐 인간은 다 같습니다. 마을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을 경계하고 그와 어울리기 싫어하는 것처럼 국제 사회도 그런 나라를 싫어합니다. 이러한 사건들의 발생할 때마다 세상 사람들은 귀중한 인명을 살상한 북한을 정상국가가 아닌 테러 국가, 독재폭력국가로 인식하게 되고 북한에 대해 나쁜 인상을 가지게 됩니다.

북한은 이번 천안함 폭파를 통해서 북한의 위력을 시위함으로써 남한을 굴복시키고 미국을 위협하여 어떤 거래를 성사시키려고 했지만, 이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남한은 물론이고 세계 어느 나라도 평화 시기에 남의 군함을 폭파하는 테로 행위를 서슴없이 하는 나라를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할 수 없을 것이고 따라서 외부의 지원에 의거하여 명목을 이어가는 북한의 경제상황은 더 어려워지게 될 것입니다. 북한이 간절하게 바라는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통한 정상국가로의 진입도 더 어려워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테러 행위는 남한 내의 반북 분위기를 고취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지금 남한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북한 당국이 그처럼 싫어하는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도를 더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어 '천안함 효과'라는 말까지 돌고 있습니다.

범죄에 대한 가장 큰 처벌은 그로 인해 받게 될 형벌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도 테러를 많이 하다 보니 북한은 남의 보복을 늘 우려하는 상황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북한 당국은 미국과 남한의 공격에 대비하여 없는 살림에 국방에 많은 돈을 쓰고 있고 군대는 물론 주민들까지 늘 전투동원태세를 갖추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테러의 우려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은 전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최대의 호위를 받으면서도 그 행적을 극비에 붙이고 있어 이번 중국방문 과정도 세상 사람들의 야유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미국이나 남한과 싸워야 하며 그들을 살상해야 하는가?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남을 생명을 해치는 것이 정당한가? 북한 주민은 스스로 새로운 답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