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남한에서는 대통령이 선출한 장관후보들의 자격을 심의하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한창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당인 한나라당과 대통령이 고르고 골라서 선택한 인물들이지만 수많은 국회위원들이 그들의 능력은 물론 사생활까지 시시콜콜 캐다보니 후보들이 진땀을 뽑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는 후보자에게는 재산이 어떻게 그렇게 많이 늘었는가, 왜 수입보다 소비가 많은가, 세금을 제대로 냈는가 등을 질문하고 해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장관후보자들은 집을 여러 번 옮겨 부동산투기로 추궁을 받는가 하면 딸이 미국시민으로 국적을 옮긴 후 국가의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받은 것이 드러나 진땀을 뽑기도 했습니다. 한 장관후보자는 발표한 논문이 남의 것을 베낀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을 받고 해명하느라 고생했습니다. 게다가 인사청문회 과정이 현지 중계방송 되다 보니 주민들이 인터네트에 비난 또는 찬성의 글을 올려 후보자들을 더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결국 장관후보자 중 3명은 자진사퇴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에서도 금년 6월 국방위원회위원과 상을 보선하는 최고인민회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반나절에 끝났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제의에 의해 임명되었다고 선포되었습니다. 주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의원들조차 그에 대해 아무런 의견도 표시할 수 없었습니다. 북한에서 김정일이 마음먹은 인사를 남한의 국회처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이 검증한다든가, 더욱이 반대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사회주의 역사에 유례없는 3대 세습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찬성하고 받들 의무만 있을 뿐 누구에게도 이의를 제기할 권리가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입니다.
간부임면에서 엄격한 검증과정과 대중공개는 공직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주요한 요인입니다. 때문에 지금 남한 사회에서는 공직자가 되거나 정계에 진출하려면 생활을 청렴결백하게 해야 한다는 의식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특히 국회의원들의 경우엔 지역 주민들의 감시까지 받고 있어 공정히 하지 않으면 다음번 선거에서 재선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인사과정을 당이 독점하고 있고 주민들이 여기에 참가하지 못하기 때문에 간부들은 주민들에게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임면하는데서 결정권을 가진 윗간부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간부들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재물을 늘이고 직위유지와 출세에만 관심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나라 형편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있고 주민들은 간부들의 부정부패 때문에 2중 3중으로 시달리고 있습니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간부를 잘 뽑아야 하며 그러자면 간부를 공정하게 선출하는 제도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세상의 비난을 받고 있는 후계자선출제도부터 전체 인민의 청문회, 즉 진정한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 제도로 바꾸어야 합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