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혼신을 불태우시던 황장엽선생님이 며칠 전 타계하셨습니다. 황장엽선생님의 장례는 통일사회장으로 치러졌고 선생님의 시신은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선생님의 서거를 진심으로 애석해하고 슬퍼하고 있는 속에 북한의 선전사이트인 우리 민족끼리는 <배신자의 운명>을 운운하는 글을 올려 세상의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황장엽선생님의 남한행은 당시 북한사회에 큰 충격이었습니다. 특히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은 김정일이었습니다. 때문에 황장엽선생님의 가족은 물론 친척, 그리고 사업상 연관이 있던 많은 사람들이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졌고 철직되었습니다. 그 때 북한지도부는 김정일의 논문 <혁명적 신념과 의리는 혁명가와 배신자를 가르는 기준이다>를 발표하고 집중학습을 조직하여 사람들에게 배신하지 말 것을, 충성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배신자 - 북한주민들이 가장 치욕스럽게 여기는 말입니다. 죽을지언정 나라와 민족, 당과 수령을 배신해서는 안 된다. 북한주민들은 이를 필수적인 도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신이란 믿음이나 의리를 저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생활에서 믿음과 의리는 매우 귀중합니다. 그러나 믿음과 의리는 그 대상이 정당하고 진실한 것이어야 합니다.
북한에서 강요하는 믿음과 의리의 첫째가는 대상은 김정일입니다. 그러나 황장엽선생님은 김정일은 충성할 가치가 없는 대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선생님은 북한이 겪고 있는 고난의 행군이 결코 미국의 전쟁책동이나 소련이나 중국의 <사회주의배신자>들에 의한 것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생전에 말씀하셨습니다. "누가 수백만 인민을 굶어죽게 하고 사람의 고기까지 먹게 만들었는가. 누가 정든 고향을 등지고 얻어먹기 위하여 10여만 명이 떼를 지어 두만강, 압록강을 건너는 모험을 감행하게 만들었는가. 그것은 바로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만큼도 여기지 않는 북한 통치집단이며 모든 권력과 재력을 독차지 하고 있는 위대한 장군인 김정일이다. 이 엄연한 사실을 의식적으로 부정하는 사람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김정일과 함께 역사 앞에 응당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선생님의 남한행은 국제사회에도 커다란 충격을 주었습니다. 북한의 고위급간부일 뿐 아니라 양심적인 학자로 알려진 선생님의 망명은 북한정부의 반동성에 대한 실질적인 증거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선생님은 남한으로 온 후 김정일 정권의 반동적 반인민적 본질을 폭로하고 북한을 민주화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연구하고 전파하는데 모든 것을 다 바쳤습니다.
선생님께서 가장 안타까워하신 것은 북한주민들이 김정일의 거짓선전에 속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 심장은 고동을 멈추었지만 선생님의 영혼은 살아있습니다. 북한이 민주화되는 그날까지 결코 편히 잠들지 못할 선생님의 영혼은 지금도 구천을 떠돌며 우리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사상을 지배하게 되면 사람 자체를 지배하게 된다. 북한통치자들은 인민들의 사상을 지배함으로써 인민들을 자기들의 사상적 노예로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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