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당대표자회와 당 창건 65돌을 계기로 후계자수립을 공식화한 북한에서 김정은에 대한선전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3살 때부터 총을 잘 쏘았다든지 4개나라 말을 완전히 통달하고 있고 7개 나라말을 구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가 하면 축포발사 자동프로그램을 며칠 밤을 새워 만들었고, 위성추적장치를 이용한 군용지도를 만들었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고향집을 건설하고 있고, 조선혁명박물관에 김정은관을 개설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습니다.
북한의 뛰어난 선전선동능력은 이미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시기 김정일이 중앙당 선전선동부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만들어 놓은 선전선동체계와 방법은 북한에 수령체제를 고착시키는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변합니다. 1970년대는 북한의 경제상황이 지금처럼 한심하지 않았고 따라서 김일성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나라의 경제가 거덜이 났고 특히 최근에 화폐개혁의 후과로 주민들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또 김정일은 주민들의 눈밖에 난지 오래 되었습니다. 게다가 주변나라들과의 발전 격차가 너무 커서 북한주민 누구나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의 선전방식은 김정일이 등극할 때와 꼭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당의 선전이 주민들에게 먹히는 것이 아니라 반감만 자아내고 있습니다. 배고프고 등이 시려서 선전에 귀를 기울일 경황도 되지 않는 주민들에게 백성의 살림살이 걱정과 거리가 먼 김정일에 대한 충성심, 선군정치 같은 선전을 늘여 놓다 보니 "왕의 아들로 호의호식하며 자란 사람이 어찌 백성의 아픔을 알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에 당 창건일을 맞으며 주민들을 위해 쏘았다는 축포를 놓고서도 "정말 철이 없다, 지금 축포를 쏠 돈이 있으면 먹을 것을 사다주어야지 않겠나" 하고 공공연히 욕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선전은 국제사회에서는 희극(코미디)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사실 북한이 요란하게 치적이라고 선전하는 축포프로그램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전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기술이고 위성항법장치를 이용한 지도는 남한에서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에 불과합니다. CNC를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지만 남한에 CNC화되지 않은 공작기계를 찾을 수 없습니다. 게다가 이러한 것이 기술자도 아닌 정치가의 능력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습니다.
북한에서 정치가가 해야 할 첫째가는 일을 프로그램개발이 아니라 당장 북한의 경제적 난국을 타개할 현실적이며 과학적인 방도를 제시하고 북한의 세기적 낙후를 청산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말로 백성을 속이거나 설득할 수 있는 때는 지났습니다. 북한지도부가 정말 김정은을 지도자로 앉히고 싶다면 말이 아니라 현실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자면 지금의 정치노선, 정치방식을 고쳐야 합니다. 과거와 과감하게 결별하고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핵이나 미사일, 축포가 아니라 주민들에게 먹을 것을 주고 땔 것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지도자라면 구태여 위대성 선전을 하지 않아도 주민들이 스스로 따르고 받들 것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