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남한의 교육에 대해 자주 언급해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금년에도 몇 차례나 한국의 성공은 교육열 덕분이라고 극찬하면서 미국이 따라 배울 것을 호소했습니다.
세계의 강대국이었고 지난날 한국의 주되는 원조국이었던 미국이 극찬할 만큼 한국의 교육열은 대단합니다. 부모들은 자식들의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부자가 아닌 일반 주민들이 아이가 탁아소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한글, 수학은 물론 영어를 배워주기 시작하고 악기 한두 가지, 체육 한두 종목 미술 정도는 할 수 있도록 교육을 시킵니다. 게다가 영어교육 때문에 어린 자식들을 어머니와 함께 외국에 유학 보내고 남한에 혼자 남아 돈을 벌어 보장하는 아버지들이 수두룩합니다. 때문에 <기러기 아빠>라는 단어까지 생겨났습니다. 한국학생의 대학 진학률은 작년기준으로 84%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학력인플레라는 말이 생겼습니다. 남한에서는 교육열 제고가 아니라 지나친 교육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는 형편입니다. 바로 이러한 교육열이 오늘의 발전된 남한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다른 쪽인 북한에서는 교육수준이 나날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특히 화폐개혁의 후과로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최근 학생 출석률은 1990년대 후반기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생계가 어려워 부모들이 자식교육을 포기하고 있고 이에 대한 국가의 통제도 약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 글조차 몰라 문맹퇴치운동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위험한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학교에 대한 국가의 재정예산지출이 거의 없다보니 교육조건이 열악해지고 교원들의 수준이 저하되고 있어 교육의 질도 나날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학교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학생들에게서 걷다보니 가난한 집 아이들이 학교를 더욱더 기피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은 학교에만 모든 책임을 떠맡기고 이 문제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주민들에 대한 일반교육을 포기하고 극소수 인재들에 대한 정예교육에 투자하는 방법으로 나라의 발전을 이룩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물론 수재교육도 계속 강화해야 합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일반수준 향상이 없이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력의 국경이동이 일반화되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수재 몇 명은 돈만 있으면 다른 나라에서 데려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을 사올 수는 없습니다.
북한에서 늘 말한 것처럼 교육은 나라와 민족의 장래운명을 좌우합니다. 교육은 단기간 동안에 해결될 수 없습니다. 적어도 20~30년은 바라보아야 합니다. 주변나라들에 비해 까마득히 떨어진 오늘의 북한현실도 문제지만 지금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세대들이 나라의 주역이 될 때의 북한은 더 문제로 될 것입니다.
원래 북한주민은 남한에 못지않은 교육열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일제시기 서울에 와서 물지게를 지어 자식을 공부시켰다는 '북청 물 장사꾼' 이야기는 오늘도 전설처럼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 판이한 교육현실이 펼쳐지게 된 것은 남북이 서로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미국만이 아니라 북한도 남한의 교육열을 따라 배워야 합니다. 그러자면 시대착오적인 북한식 사회주의노선을 포기해야 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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