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실 새해란 인간이 시간을 인위적으로 구분 지은 것에 지나지 않지만 사람들은 새해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새해는 희망입니다. 지난해와는 달리 어떤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 믿으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합니다.
2015년 새해의 중요한 화두는 통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분단 70년 광복 70년이 되는 2015년이 결코 그저 흘러갈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통일을 이루지는 못해도 통일을 위한 어떤 의미 있는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희망에는 아랑곳없이 한해가 무심하게 지나갔습니다.
8.15 광복절을 맞으며 화해가 아니라 지뢰사건이 터졌습니다. 물론 연말에 남북이산가족 상봉이 한차례 열리기는 했지만 분단 70년의 성과라고 하기에는 너무 미약했습니다. 많은 이산가족들은 생사를 모르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만 안고 또 한해를 지나 보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남북의 부모형제를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았습니다.
올해는 남북분단 71년째 되는 해입니다. 오랫동안 갈라져 있다 보니 남북의 차이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남북의 경제적 격차가 하늘과 땅처럼 커지고 있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생활풍습과 언어, 감정정서까지 달라지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웃으면서 즐겨보는 재담이나 경희극을 남한주민들이 보면 웃음이 나오지 않습니다. 반대로 남한주민들에게 웃음을 주는 개그콘서트는 북한주민들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강대국들 가운데 끼어 있는 한반도의 지리적 위치로 인해 남북통일의 국제적 환경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분단은 북한주민들의 생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주민들의 생활이 어려워진데 대한 책임을 미국에 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분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군사적 긴장상태를 고의적으로 조성해서 주민들에 대한 동원과 통제를 정당화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반미 반남한 정서를 계속 고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한반도의 분단이 영구화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주민들은 가난과 억압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세계에서 바라보는 우리 민족은 정말 간단치 않은 민족입니다. 일제식민지통치에 이어 모든 것을 파괴한 6.25전쟁, 이 악재를 겪고도 남한은 세계 13위권의 경제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북한은 경제가 파산하고 고립된 상황 하에서도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핵보유국으로 인정해달라고 큰 소리를 치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남북은 70여년이 넘도록 통일을 못하고 군사적 정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입니다. 이념은 물론 지역, 민족, 종교를 초월해서 모두가 하나로 되어야 한다고 하는 시대에 아직도 낡은 이데올로기에 포로 되어 남북이 반목하고 질시하는 상황은 너무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통일을 이루는 힘은 지도부가 아닌 백성에게 있습니다. 북한지도부가 무척 싫어하는 동서독의 통일을 이룬 것은 동독 주민이었습니다. 동독주민들은 소련의 붕괴를 계기로 자기들의 정권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통일여부를 결정하는 찬반투표를 실시했습니다. 그래서 동서독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통일이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 독일주민들은 자기들이 통일을 이룬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하고 있습니다.
2016년은 남북주민들이 통일을 이루어 가는 길에서 한 단계 전진하는 한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