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새해를 맞으며 북한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신년사를 학습하고 그 관철에 동원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신년사에서 올해 경제 과업을 제시하면서 “5개년전략 수행의 전망을 열고 나라의 경제 전반을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 세우기 위한 경제 과업”이라고 주장했지만 북한주민은 물론 외부 전문가들도 북한경제는 올해도 역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년사에서 특별히 강조한 김책제철연합기업소, 황해제철연합기업소 2.8비날론연합기업소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황철은 더 말할 것도 없고 북한에서 가장 발전된 제철소라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도 1970년대에 러시아에서 들여온 낡은 설비를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노동력 값이 거의 0인 조건에서도 북한산 강철은 국제적 경쟁력이 없습니다. 북한 내에서도 강제로 매긴 국정가격 때문에 북한산 강철이 유통되고 있지 사실 시장가격으로 거래한다면 중국산 강철을 수입하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비날론도 역시 사정은 같습니다. 비날론 공장을 가동시키려면 함경남도 장진강발전소와 부전강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전량 투입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 나오는 비날론을 시장가로 계산하면 수지가 맞지 않습니다. 비날론 생산에 투입되는 전기를 다른 곳에 투자하면 그보다 훨씬 가치 있는 제품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습니다.
사회주의경제가 발전하지 못하는 중요한 원인은 파산해야 할 기업을 그대로 보존해주는 국가계획경제체계에 있습니다. 자본주의경제하에서는 시장에 적응하지 못한 기업은 파산하고 새로운 기업이 성장합니다. 만약 북한의 김철이나 황철, 비날론 공장이 자본주의 나라에 있었다면 벌써 오래전에 파산했을 것입니다. 북한은 70년대에 이 공장 설비를 갱신해야 했습니다. 오늘 북한은 반세기 전에 사명을 다한 죽은 기업을 억지로 돌리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북한경제를 복구하려면 경쟁력이 있는 새 공장을 세워야 합니다. 자금이 부족하면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해야 합니다. 북한의 경제전문가들도 이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핵, 미사일 때문에 투자유치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핵,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기 전에는 어느 나라의 자본도 북한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북한에 투자한 기업은 유엔 제재로 국제사회에서 경영활동을 할 수 없고 따라서 파산하게 될 것입니다.
북한이 당장 투자를 유치할 여력이 없으면 현재 있는 자금을 최대한 동원하여 수익이 날 수 있는 기업에 투자를 집중해서 경제를 가동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정치적 홍보를 위해 수도건설과 같은 선전성 건설에 자금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밑천이 크게 들지 않는 관광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관광의 자유는 주지 않고 관광객들을 구금하는 등 정치 개입으로 관광업의 발전도 막고 있습니다. 그러나 신년사에서는 실질적인 문제는 눈을 감고 전민총돌격전, 자력자강 같은 선전성 구호로 주민동원만 호소했습니다.
지난날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자본주의 체제로 전환하기 시작했을 때 국가소유의 공장이 너무 낡아서 대다수 공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그 때 가장 문제로 된 것은 실업자였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노동자들이 현재 실업상태와 다를 것이 없어 공장이 문을 닫아도 노동자들이 크게 타격을 받을 일이 없습니다.
현재 북한경제 발전에서 가장 큰 장애로 되는 것은 지도부입니다. 현 지도부가 권력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면 모든 문제가 풀립니다.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