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인력은 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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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남한의 통계청이 발표한 '북한의 주요통계지표'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북한의 GNI, 그러니까 국민총소득은 260억 달러로 남한(1조146억달러)의 39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1인당 GNI의 경우 북한은 1074달러에 불과해 남한(2만759달러)과 19.3배 차이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추정치로 실제로 북한의 실제 국민소득은 5~600달러도 안됩니다. 주요 공업품 생산량과 대외무역에서 북한과 남한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북한당국은 최근 지식경제 강국건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은 미 AP통신과의 회견에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식기반 경제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중국을 포함해 여러 나라의 경제 개혁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자본이 부족하여 공장을 건설하고 돌리지 못하는 조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을 내세워 강성대국건설업적을 주민들에게 납득시키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북한이 지식경제 강국을 운운할 상황이 못 됩니다. 북한이 남한보다 뒤떨어지고 있는 것은 국민소득이나 총생산액만이 아닙니다. 남한보다 사람의 질적 수준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우선 북한주민들의 육체적 능력이 저하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표된데 의하면 남녀 기대수명은 2010년 기준으로 남한은 남녀가 각각 77.2세, 84.1세이고 북한은 64.9세, 71.7세였습니다. 그만큼 북한주민들의 체력이 남한주민보다 약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북한과 남한의 청소년들의 키만 보더라도 평균 10~15cm 차이 납니다. 탈북자들은 남한에 입국한 초기에 노동 강도가 세서 견디기 어렵다고 합니다. 체력이 약해서 견디기 어려운 것입니다. 특히 체력저하는 90년대 이후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더 심해졌습니다.

지적 능력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래전부터 교육에 선차적 관심을 돌리고 무료교육을 실시했다고 자랑하지만 경제적 난관과 경직된 체제의 영향으로 교육수준이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소학교 중학교의 교육수준이 계속 하락하여 일반교육수준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자라나는 청소년의 80%가 대학에 다니고 있고 40만 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외국에서 유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대학 진학률은 20%도 안 됩니다. 군에서 10년씩 복무한 제대군인들이 상당수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교육의 질적 수준도 매우 낮습니다. 남한에서는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계속 자기개발을 위해 공부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이러한 성인교육은 생각도 못하고 있습니다.

자본을 끌어들여 공장을 짓고 가동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북한이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하면 투자자들이 모여들고 공장이 서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은 순간에 키워낼 수 없습니다. 사람을 키우는데 20~30년이 걸립니다. 그리고 자라는 시기에 영양이 부족해 허약해지고 병에 걸린 사람을 다시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또 30, 40살이 되어 공부를 시작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도 매우 어렵습니다.

높은 과학기술지식, 무한한 창조력을 가진 사람이 지식경제의 핵심입니다. 지식경제는 산업경제보다 더 높은 단계의 경제로 발전된 공업에 기초하여 교육과 연구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장기적으로 진행될 때에만이 건설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과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 시간을 끌면 주민들의 육체적 정신적 능력이 계속 떨어질 것이고 재생의 희망이 점점 더 아득해집니다. 북한주민, 특히 자라나는 후대들의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한시라도 빨리 변화를 선택해야 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