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에서 노동당 계획재정부를 경제부로 개편하고 경공업과 농업을 제외한 철도, 건설, 석탄공업 등 경제 분야를 직접 관장하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난시기에도 북한에서는 국가의 경제 예산 편성과 기획 업무를 당이 관장해왔지만 그래도 경제 분야 전반에 대한 관리는 내각의 관련 부처들에 위임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관리까지도 당이 맡게 되어 있어 내각은 더욱더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전환되고 당의 독주만 강화되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1961년 12월 새로운 경제지도체계로 대안의 사업체계를 내왔다고 자랑했습니다. 대안의 사업체계의 핵심은 당위원회의 집체적 지도입니다. 당위원회의 지도체계는 대중의 집체적 힘과 지혜를 동원해서 생산에서 나서는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집체적 지도는 말 뿐이었고 당비서가 절대적 권한을 행사했습니다. 대안의 사업체계는 지배인유일관리제보다 더 못했습니다. 지배인은 전문가였지만 당비서는 비전문가였습니다. 그리고 지배인은 생산결과에 대해 책임을 졌지만 당비서는 결과를 책임지지 않습니다. 당비서는 능력있거나 혁신하는 사람보다 자기 말을 잘 듣는 사람을 평가하고 등용해주었습니다. 지배인과 당 비서의 사이에서 아랫사람들은 누구 편에 붙을까 고민해야 했고 속으로는 지배인을 동정하면서도 당 비서에게 먼저 충성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체계는 북한경제 발전을 가로막은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되었습니다.
북한의 대안체계는 북한에서 처음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중국의 것을 모방한 것이었습니다. 중국에서는 1950년대 중반에 당위원회 집단지도하의 지배인 책임제’가 도입되었습니다. 중국경제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중국은 개혁개방을 하면서 경제에 대한 당의 직접적 간섭과 통제를 없앴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오히려 경제에 대한 당의 지배와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시장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의 하루 벌이까지는 어떻게 할 수 없어 허용하고 있지만 공장을 세우고 운영하는 것은 허락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시장화를 받아들이지 않다보니 경제가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고 노임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행정의 지시로는 노동자들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당의 통제 즉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적 동원에 매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경제에 대한 당의 지배와 통제가 강화되는 이유는 또한 당 간부들의 이권과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현재 북한에서는 돈이 만능의 수단으로 되고 있습니다. 어렵게 살다보니 북한주민들의 물질숭배는 자본주의 나라 주민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간부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오히려 일반주민보다 훨씬 더 강합니다. 다루는 사람이 먼저 먹는다고 재물을 챙기자니 경제에 대한 지배권을 획득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해 졌습니다. 그래서 공장들을 하나 둘 중앙당산하에 소속시키면서 나날이 그 범위를 확대해 왔습니다. 오늘 북한에서 괜찮게 가동이 되고 돈을 버는 기업은 대다수가 중앙당 소속 기업들입니다. 잘 살수록 욕심은 더욱더 커지는 법입니다. 당 간부들은 사람에 대한 통제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경제적 통제권까지 장악하려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미래는 밝지 못합니다. 세계 경제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을 거쳐 인공지능에 기반을 둔 자동화가 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컴퓨터와 인공지능의 발전은 자유롭고 창조적인 환경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있으며 그것을 자랑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세기전과 다름없이 당적 통제를 통한 주민동원이라는 낙후한 방법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룩하려는 헛꿈을 꾸고 있습니다. 지도부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 한 북한의 미래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