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지속되는 핵, 미사일 개발에 남한은 개성공단 철폐라는 초강경 수로 대응했습니다. 그동안 남한주민들은 북한의 도발을 대체로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힘들게 사는 동생이니까 잘사는 형이 너그럽게 이해해주어야 한다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계속되면서 남한주민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남한정부는 남한기업들이 입는 손실, 북한주민들의 생계문제 등 여러 가지 후과 때문에 철폐를 매우 어렵게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개성공단 철폐 결정이 발표된 지 몇 시간 안 되어 너희가 개성공단을 하지 않아도 좋다, 모든 설비와 자재를 그대로 두고 당장 나가라. 대신 우리는 군대를 전진 배치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사실 개성공단을 폐쇄하면 남측보다 북한이 더 문제입니다. 물론 개성공단을 철폐하면 재정적으로 손해 보는 측은 남한입니다. 지금까지 남한은 개성공단에 1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해 기반시설과 공장을 건설하고 설비와 자재를 들여놨습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에서 남측이 입는 손실은 남한 전체 경제규모에 비해볼 때는 그리 큰 것이 아닙니다. 개성공단의 총생산액 5억 달러는 남한의 1년 총생산액 1조 5천억 달러의 0.03%밖에 안 됩니다. 그러나 개성공단을 통해 북한에 들어가는 외화는 연간 1억 달러로 현재 북한 대외무역 총액 70억 달러의 1.4%입니다.
그리고 현재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남측기업은 125개, 거기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남한에 있는 연관기업까지 다해서 2만여 명입니다. 남한은 실업자가 되면 국가에서 실업보조금도 받고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노동자들은 실업보조금도 없고 다른 직장에 배치 받는다고 해도 쌀 반 키로 값도 안 되는 월급이 전부입니다. 개성공단에 종사한 북한노동자는 5만 4천여 명, 세대 당 식구를 평균 4명으로 치면 개성공단에 의존해서 살고 있는 인구는 20만 명이 넘습니다. 거기다 개성에서 장사하는 사람들도 개성공단이 있기 때문에 장사가 됩니다. 공단의 폐쇄로 개성주민들의 생존이 당장 문제로 된 것입니다.
개성공단 철폐 결정이 내려지자 남한의 개성공단 기업들은 정부의 결정에 반발해 나섰습니다. 북한의 강제 철수조치 때문에 모든 재산을 고스란히 둬두고 철수한 개성공단 기업가들은 비상총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실질적인 피해보상을 강력히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정부는 국무조정실장을 책임자로 하고 11개 부처 차관급 인사가 참가하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정부합동 대책반을 구성하고 대책마련에 나섰습니다. 한편 더불어 민주당과 국민의 당은 개성공단 기업들의 편을 들어 개성공단 중단을 반대해 나섰고 새누리당 대표는 개성공단협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지고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기업피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조용합니다. 남한주민들 같으면 당장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그만두라고 시위를 벌렸겠지만 북한근로자들은 당장 생계가 끊겼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항의할 권리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북한지도부는 국가적인 결정을 내릴 때 주민들의 눈치를 전혀 볼 필요가 없습니다. 북한은 세상에서 정치하기 가장 좋은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