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최고사령부 중대 성명발표 후 이틀 동안에 150여만 명의 일꾼들과 청년들, 학생들이 인민군대 입대와 복대를 탄원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최고사령관 명의의 감사문을 보냈다는 기사도 났습니다. 이틀 동안 150만 명의 인민군대 입대와 복대 탄원,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 자본주의 나라 청년들은 군대로 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습니다. 한국에는 의무병역 대상이 아니지만 국민의 의무를 하겠다고 자원해서 군에 입대하는 해외동포 청년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리고 정세가 긴장될 때 군복무를 연기하겠다고 하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청년들이 많지 않습니다. 대다수 청년들은 군복무를 부담스러워합니다. 남한은 의무병역제로 군복무기간은 1년 9개월입니다. 북한의 13년에 비하면 순간이지만 그것마저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모병제가 실시되면 군대 복무 의무가 없어집니다. 군대는 직장으로 됩니다. 직업으로 군을 선택하기 때문에 월급을 받고 군대 생활을 하게 됩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북한에서 의무병역 기간이 13년이라고 하면 깜짝 놀랍니다. 북한주민들은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청춘시절을 군대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긴 군복무연한은 주민들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한창 배워야 할 시기를 군대에서 보내다보니 청년들의 지식과 기술수준이 뒤떨어지게 됩니다.
북한 인민군대의 생활조건은 매우 열악합니다. 군인들이 배가 고파 영양실조까지 걸리는 나라는 세계에 없습니다. 한창 클 나이에 제대로 먹지 못한 군인들은 키도 크지 못하고 몸무게도 늘지 못합니다. 그래서 북한주민들은 체력도 약합니다. 군대에 나가면 인성도 파괴됩니다. 군민일치 관병일치를 강조하지만 도적질을 하고 상관은 아래 사람을 착취해서 생존하는 것이 북한군의 생리로 되고 있습니다. 군대의 도덕성은 나날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군대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힘 있는 집에서는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으려고 돈을 쓰고 있습니다. 군대에 보내는 경우에도 헐하고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을 수 있는 곳에 보내기 위해 부모들이 없는 살림을 털어 뇌물을 바치고 있습니다. 군대에 간 다음에는 감정제대나 학교추천을 받아 제대되도록 하려고 또 돈을 씁니다. 그런데 스스로 군 입대나 복대를 탄원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습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주민들은 군대기피, 탈영이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같은 행위를 했을 경우 반동으로 처리되었습니다. 그 때에는 인민군대 입대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기 때문에 특별한 탄원운동을 벌리지 않았습니다. 1968년 푸에불로호 사건 , 1974년 8.18사건 때 많은 청년들이 군대로 갔지만 군대탄원 행사가 없었습니다.
군대탄원 행사는 사회주의붕괴로 체제유지가 어려워진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탈퇴로 정세가 긴장되었던 1992년, 처음으로 중학교 졸업생들과 노동자 농민들의 군 입대 청원이 노동신문에 소개되었고 며칠 후 150만 명이 군대에 탄원했다는 보도가 났습니다. 그 이후부터 북한에서는 걸핏하면 군 입대 탄원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도 청소년들이 군대에 입대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핏하면 군입대탄원이라는 행사를 벌리는 것은 그만큼 체제유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150만 명 탄원자 중 진심으로 군대에 가고 싶어 하는 청년은 몇 명이나 될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