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3월 8일 국제 부녀절이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3.8절은 1857년 미국 뉴욕에서 여성노동자들이 남자들과 동등한 노동시간과 임금을 요구하기 위해 파업을 벌인 날을 기념해서 1910년에 제2국제공산당의 노동여성회의에서 제정되었습니다. 1975년 유엔은 이날을 세계 여성의 날로 제정했습니다.
지난 시기 여성의 날을 정한 것도 여성해방의 구호를 먼저 제기한 것도 사회주의, 공산주의 운동가들이었습니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이론은 남녀불평등의 원인을 봉건사회에서부터 내려오던 남성중심의 가족구조, 자본가의 착취를 보장하는 자본주의체제에서 찾았습니다. 여성이 남성과 평등한 권리를 누리려면 불합리한 봉건제도와 자본주의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해방 직후 남녀평등권법령을 발포함으로서 여성들을 봉건적 구속에서 완전히 해방했고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적 착취를 청산함으로서 여성들도 남자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북한여성들은 남녀평등이 완전히 실현되었다는 말을 크게 의심치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 나라에서 여성들이 2중, 3중의 착취와 억압에 시달리고 있다는 뉴스나 신문기사를 사실로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사회주의 국가보다 자본주의 나라 여성의 지위가 더 높습니다. 2007년 세계 1위의 대학으로 꼽히는 미국의 하버드 대학에서는 총장이 사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퇴 동기로 된 것은 총장의 발언이었습니다. “여성은 선천적으로 과학적 재능이 없다”고 한 발언 때문에 교수진의 불신임을 받았고 따라서 총장직을 사임하게 되었습니다. 하버드대학은 그를 대신해서 여성 총장을 선출했습니다.
지난시기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도 바뀌고 있습니다. 남성이나 여성은 능력에서 크게 차이가 없으며 특히 공부는 여성이 더 잘한다는 것이 현실에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학교에서는 여학생들의 실력이 더 높고 사법시험이나 공무원시험에서 여성의 합격비율이 남성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정치나 기업 분야에서 활약하는 사람들 중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매우 적습니다. 최근 한 여성학자는 그 원인에 대해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여성은 지위에 대한 욕구가 남자처럼 높지 않다고 합니다. 남자들은 대다수가 높은 지위에 따르는 성취감을 추구하지만 여성은 보통 아이들을 키우고 다른 사람들을 돌보고 사회의 화목을 보장하는 활동에서 더 많은 기쁨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세상은 북한여성들에게 꿈같은 곳입니다. 존중받기 보다는 여성으로서 부담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은 북한여성들입니다. 남한 여성들은 밥 가마가 밥을 짓고 세탁기가 빨래를 하고 청소기로 청소하지만 남녀가 같이 나누어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북한여성들은 불 때고 밥을 하고 손으로 빨래합니다. 그나마 물이라도 제대로 나왔으면 좋으련만 물까지 길어야 합니다. 남편이 도와주면 좋고 도와주지 않아도 문제로 되지 않습니다.
그뿐 아니라 가족을 벌어 먹이는 책임도 여성에게 있습니다. 먹을 것이 없으면 여자 탓으로 비난받아야 합니다. 이렇게 모든 것을 맡아하면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항상 당하기만 합니다. 언어폭력, 물리적 폭력이 일상화되어 사회적으로 문제조차 되지 않습니다. 성폭력에 대해서도 관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8절을 맞으며 신문과 방송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조선여성”, 그리고 북한여성이 누리는 모든 행복의 근원인 “수령의 사랑과 배려”에 대한 감동 깊은 이야기가 대서특필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