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위험한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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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김정남 암살사건으로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정부는 북한과의 무비자 협정을 파기한 데 이어 강철 북한대사를 추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맞서 북한의 말레이시아 대사를 추방하는 한편 북한에 거주하는 말레이시아인의 출국을 금지시켰습니다. 말레이시아 역시 자국 내 북한사람의 출국을 금지시켰습니다.

지난 시기 북한과 말레이시아와 관계는 매우 좋았습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6월 외교관계를 맺었습니다. 두 나라는 '무비자 입국 가능'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방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북한의 서방과의 비공식 외교활동 거점으로 되어 왔습니다. 두 나라 사이의 무역도 활발했습니다. 북한은 말레이시아에 노동자 수백 명을 파견하여 외화벌이를 하고 있고 식당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으로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외교관계 단절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가 북한에 대해 강경 조치를 취한 것은 북한 당국이 말레이시아의 수사가 불공정하다고 비난했기 때문입니다. 말레이시아는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수사를 진행했고 그 과정에 북한이 사건당사자라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가 나왔으므로 이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사건을 ‘공화국 공민의 쇼크사’로 규정하고, 수사 상황에 대해선 “남한이 짠 음모책동에 말레이시아 당국이 동조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이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일간지 더 스타의 편집국장은 "북한인들은 그들에게 극도로 친절했던 한 국가에서 세간의 이목을 끄는 살인을 저지르는 미친 짓을 했다"며 "북한이 말레이시아의 국가적 통합성을 짓밟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파장은 세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이번 사건으로 자기의 고모부에 이어 형까지 살해한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으로 낙인되었습니다. 북한 간부들을 고사포로 처형했다는 사실을 들으면서 믿지 않던 사람들도 이번 사건을 보면서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거기다 이번에 살인수단으로 이용된 독이 극소량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치명적인 화학무기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국제사회는 더욱 경악했습니다.

이렇게 몰리는 처지에서 북한은 6일 미사일시험을 또 강행했습니다. 그리고 이 훈련에 일본 주둔 미제침략군 기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 있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참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다음날 노동신문 논평에서는 괌 등 해외 미군 기지를 비롯해 본토까지 정밀 타격권에 넣은 지 오래라고 엄포를 놨습니다.

국제사회는 김정은의 지도력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김정은이 형을 살해한 것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몰리는 마당에 미사일 실험을 하고 미국과 일본을 직접 거론하면서 핵 미사일공격을 운운하는 것도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핵과 미사일, 치명적인 화학무기를 가지고 있는 북한지도자가 이성적이지 않은 사람이라는 데 대해 국제사회는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8일 열린 이사회에서 북한의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미국은 북한 정권을 비이성적이라고 규정하면서 북한과의 협상은 없으며 그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중국도 김정남 암살사건을 계기로 북한산 석탄수입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2월에 이어 3월에 또다시 미사일실험을 강행하자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위반이라고 비판했으며 유엔안보리사회 성명발표에 전적으로 동의했습니다.

북한당국은 주민들에게 세상 사람들이 북한을 동경하고 있고 북한의 지도자를 무한히 존경한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위험한 국가로, 북한의 지도자는 문제아로 몰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