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우리도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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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중국방문 시 약속에 따라 6.25 전쟁 시기 남한 땅에서 전사한 중국군의 유해가 곧 중국으로 송환된다고 합니다. 정확치는 않지만 조선 전쟁에 참가한 중국지원군은 100만여 명이 넘으며 그 가운데서 전사자 수는 15만여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대다수 가족은 전사자의 유해를 받지 못했습니다. 중국인민지원군 사령부가 있던 북한의 회창과 운산, 개천, 장진, 개성 및 상감령, 금성천 등지에 지원군 열사 묘가 있으나 남한 땅에서 희생된 사람들을 비롯하여 대다수 군인들의 유해는 찾지 못했습니다. 전사통지서만 받은 가족은 옷이나 평소에 고인이 애용하던 물건을 넣고 가묘를 만들었습니다. 전쟁의 환경이 시신을 보관할 만큼 편안한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아는 사람들은 국가에 시신을 찾아내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잊혀졌습니다.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유해를 끝까지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유해를 찾기 전에는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며칠 전 남한의 텔레비전에서는 태평양 가운데 있는 섬에서 실종된 아들을 찾고 있는 한 가족의 사연이 방영되었습니다. 원양어선을 타고 타국에 갔던 아들이 실종되었습니다. 그러나 회사와 국가는 그를 찾는데 너무 무성의했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 동생은 직접 태평양의 섬나라에 찾아가 실종자를 찾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지금 어디서인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얼마 전 239명이 탑승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비행기가 실종되었습니다. 추락했는지 아니면 납치되었는지 아직은 행방이 묘연합니다. 사람들은 살아있을 가능성을 낮게 치지만 가족들은 그들이 살아있다고 믿어마지 않고 있습니다.

유해를 찾아 제대로 매장해주는 것은 고인에 대한 예의입니다. 인간은 사랑하고 존경하던 사람을 사후에도 좋은 곳에 잘 안장해주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국가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을 특별한 곳에 안장합니다. 북한에 열사릉, 전사자 묘가 있는 것처럼 한국에는 현충원과 국군묘가 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는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묘가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북한만이 조국을 위해 싸우다 희생된 사람들을 잊지 못하고 추억하는 것으로 착각합니다. 그러다보니 북한주민들은 미국정부가 돈을 주면서 유해를 찾아가는 것을 이해 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정부가 유해를 찾아 가족에게 돌려줄 때까지 계속 돈을 주어야기 때문에 국가예산을 절감하려고 유해를 찾아간다는 뜬소문까지 돌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전사자들의 유해를 발굴하는 유해발굴부대를 별도로 조직하고 오래 전에 끝난 전쟁의 자취를 찾아 베트남, 한국, 지어 북한에서 전사한 군인들의 유해를 찾고 있습니다. 남한도 유해발굴부대가 조직하고 6.25전쟁 때 사망한 군인들의 시신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한정부는 제네바 협약에 따라 남한 땅에서 희생된 인민군대나 중국인민지원군을 위해서 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남한정부는 1996년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던 6.25전쟁 때 전사한 중국 군인과 북한군인의 묘를 파주에 모았습니다. 임진강이 가까운 언덕에 나란히 묻고 적군묘라 이름 지었습니다. 적군묘에는 전후 청와대 기습작전을 비롯하여 남한에 왔다가 전사한 대남전투원들의 묘도 158구 있습니다.

같이 누워있던 중국인민지원군들은 60여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북한 군인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들은 오늘도 봄 구름이 흘러가는 북녘 하늘만 애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