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 다가오면서 농사일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뭄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작년에 북한의 많은 곳에 비가 적게 내려 농사에 쓸 물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특히 양강도 일대, 동해안 지역 강원도 지역의 가뭄이 심하다고 합니다. 남한도 일부지역에서 가뭄을 겪고 있습니다. 강원도 북부와 경기도 북부지역은 작년부터 비가 적게 내려 저수지물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남북이 다 비가 적게 왔지만 남쪽에 비해 북쪽의 가뭄피해가 훨씬 큽니다. 산에 나무가 적다보니 조금만 비가 많이 와도 수해피해를 입습니다. 비는 모두 흘러내려가고 땅속에 물을 저장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강수량이 조금만 줄어들면 심한 가뭄이 듭니다.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남북은 모두 비상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북한은 가뭄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저수지와 저류지, 보막이건설, 물주머니 만들기, 논판 물잡이를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역류양수기를 돌려 물을 다시 퍼 올리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대책은 남한도 비슷합니다. 한국농어촌공사 수자원본부에서도 작년부터 하천으로 흐르는 물을 다시 저수지에 퍼 담는 방법으로 저수지물을 확보해왔습니다.
또한 농민들은 못물 가두기, 배수로에 물 가두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남한은 북한보다 조금 더 전망성 있게 가물막이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점이 차이 날 뿐입니다. 남한은 작년 9월부터 가뭄에 대비해왔을 뿐 아니라 관련부서에서는 장기적으로 지하수 개발과 저수지 추가 설치, 저수지 준설 등을 통해서 용수를 안전하게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물막이 현장모습은 남북이 너무도 차이 납니다. 북한은 가물막이에 쓸 양수기도 많지 않고 그를 돌릴 전기도 없습니다. 물주머니를 만들고 지하수를 퍼낼 기계도 기계를 돌릴 기름도 부족합니다. 때문에 북한의 가물막이 현장에는 사람만 바글거립니다. 최근 소식에 의하면 군대에 가물막이 전투명령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농촌지원도 예년보다 앞당긴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삽으로 물웅덩이를 파고 사람이 물통으로 물을 날라서 모판을 적시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은 가물막이를 기계와 전기로 합니다. 남한사람들은 삽이나 등짐으로 가뭄을 막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합니다. 토목공사를 인력으로 하던 모습은 1960년대 이야기로 지금 세대는 알 수도 없습니다. 사람을 대신해 일을 할 수 있는 기계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고 전기나 원유도 풍부합니다. 반대로 인력 값은 매우 비쌉니다. 남한에는 사람들이 마음이 진심으로 동해서 스스로 하는 자원봉사 외에는 공짜 노동이 없습니다. 일하면 일한 것만큼 돈을 지불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사람보다는 기계를 쓰는 곳이 경제적으로도 이득입니다.
남한에서는 농사철이 돌아오고 가뭄이 심하다고 해도 도시의 노동자나 사무원 학생들이 농사일에 동원되지 않습니다. 일터에는 기계만 돌아갈 뿐 사람이 몇 명 없습니다. 북한지도부는 가물막이에 쓸 기계나 원유를 해결할 대신 지금도 당창건 행사나 수도건설에 돈을 퍼붓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첩사건을 조작해서 외국의 지원마저 차단하고 있습니다.
남한은 기후가 변덕스러워도 해마다 농사는 풍년이고 너무 농사가 잘되어 알곡과 채소값이 하락해서 농민들이 어렵다는 소식이 더 많이 들려옵니다. 그런데 주체를 자랑하는 북한에서는 기상조건이 좋지 않아 농사가 안되어 먹을 것이 없다는 말만 들려옵니다. 북한은 이전에 남한의 홍수나 가뭄피해상황을 전하면서 <天災가 아니라 人災>라고 비난했습니다. 오늘의 북한현실에 꼭 맞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