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조각난 강성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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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오전 7시 39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 은하 3호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발사한 미사일은 발사한 지 2분 후에 여러 조각으로 분리되면서 추락했습니다. 미사일 잔해는 지금 남한 서해바다 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험과정에서 실패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실험에서 실패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과학적 실험을 정치적으로 크게 확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실패를 보충할 재정적 여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광명성 3호는 사정이 다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단순한 실험위성발사가 아니었습니다. 북한의 광명성 3호 미사일은 강성대국의 상징으로, 북한주민에게 보여주어야 할 희망이었습니다. 북한은 이번 4.15를 맞으며 건설한다고 한 강성대국의 첫 번째 징표로 세계의 발전된 몇 개 나라만 보유하고 있는 인공지구위성 발사기술을 들었습니다. 인공지구위성을 만드는 나라의 인민이라는 자부심으로 주민들의 배고픔을 덮으려고 했습니다.

북한의 미사일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내민 도전장이었습니다. 미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를 가진 미사일을 확보했으니 너희가 우리를 다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도전할 수 있는 주패였습니다. 북한은 영양원조 20여만 톤까지 거부하면서 미사일 발사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미사일의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외국에 참관단을 보내줄 것을 여러 번에 걸쳐 요청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모두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느 나라도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지만 외신기자들은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그러한 미사일 시위가 실패로 끝났습니다. 결국 강성대국이 조각난 것입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발사체 개발에 3억~4억 달러가 소요된다고 한 발언과 2009년에도 5억 달러가 든다고 했던 것을 토대로 산출한 데 의하면 이번 미사일 발사에 든 돈은 8억 5천만 달러로 중국산 옥수수 250만 톤과 쌀 140만 톤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그 돈으로 쌀을 샀다면 주민들이 1년 먹을 식량이 해결되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영양지원도 받았을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수령님 만세를 외쳤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미사일을 가져서는 뭐하는 걸까? 북한당국은 제국주의 침공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려고 미사일을 개발한다고 하지만 지키려는 나라가 누구를 위한 나라일까? 설사 북한이 말하는 대로 기상위성이나 통신위성을 올렸다고 해도 북한주민에게 과연 필요할까? 전화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북한주민에게 있어서 통신위성이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미사일이고 위성입니다.

북한이 다시 많은 돈을 들여 미사일을 만들려면 기간이 걸릴 것입니다. 대신 이번 실패를 핵실험으로 보강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핵도 미사일도 북한정권을 구원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당국이 자기의 노선을 수정하지 않고 지금과 같이 계속 나아간다면 시간상 문제이지 언제든 자멸하게 될 것입니다.

깨어진 미사일처럼 북한 주민들의 미사일에 대한 환상도 산산조각 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