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권력은 인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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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3일 남한에서는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진행되었습니다. 선거 결과 집권당이었던 새누리당이 122석, 야당이었던 더불어 민주당이 123석, 새로 창당된 국민의 당이 39석, 정의당이 6석을 차지했습니다. 남한의 국회는 300석이므로 어떤 당이 법안을 무난히 통과시키자면 150석 이상을 차지해야 합니다. 19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이 152석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국회의원 선거 결과 어느 당도 과반수 의석을 획득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당이 새로 등장함으로써 양당체계이던 국회가 다당체계로 바뀌었습니다.

노동신문은 이번 선거에 대해 새누리당의 대참패, 남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은 선거 이전부터 야당이 결집해서 집권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간섭해서 남한주민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북한이 남한의 선거를 놓고 이러쿵저러쿵할 상황이 못 됩니다.

북한도 선거를 통해 최고인민회의를 구성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최고인민회의는 남한의 국회와 다릅니다.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와 대의원은 실권이 없습니다. 그러나 남한의 국회와 국회의원의 권한은 매우 큽니다. 남한은 법이 통치하는 법치국가입니다. 그 법을 만들어내는 곳은 국회입니다. 국회의원들은 법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국회의원들을 뽑을 권한은 남한주민들에게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매 선거구에서 1명의 국회의원이 당선됩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여러 명이 됩니다. 그러므로 국회의원이 되려는 사람들은 자기가 국회의원이 되면 어떻게 하겠다는 공약을 해야 합니다. 남한은 인터넷이 발전한 곳이다 보니 컴퓨터나 스마트 폰에는 각 지역 입후보자들의 경력과 공약이 다 올라 있습니다.

그리고 또 선거위원회에서는 매 집에 후보자들의 인적사항과 공약을 적은 문서를 우편으로 발송해줍니다. 그래서 알고자 하기만 하면 자기 지역 후보자들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고 누구에게 투표해야 할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은 자기 지역에서 입후보한 사람들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찬성표를 줍니다.

그러나 북한은 그렇지 못합니다. 북한은 조선노동당만이 존재할 뿐 다른 당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노동당의 정치가 주민들의 마음에 들지 않아도 바꿀 수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자기의 마음에 드는 정치를 선택할 권리가 없는 것입니다.

이번에 새누리당은 이전에 비해 표를 많이 잃었습니다. 어느 나라나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되는 것은 경제입니다. 이번에 남한에서 새누리당이 주민들의 표를 많이 잃게 된 중요한 원인으로 이전보다 많이 어려워진 남한의 경제상황, 새누리당의 독단 등을 들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에도 남한과 같은 정치체계가 수립된다면 그래서 남한과 같은 선거를 진행된다면 조선노동당에 투표할 주민이 얼마나 될까요? 북한 주민들은 주민생활은 관심이 없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열심인 조선노동당에 표를 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지도부는 북한이야 말로 인민대중이 주인이 된 나라라고 합니다. 그러나 권리가 없는 자는 주인이 아닙니다. 이번 선거가 보여준 것처럼 남한주민들은 정치를 잘하지 못하면 선거를 통해 정치가들을 바꿀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북한에서처럼 당이 마음대로 떼고 붙일 수 없습니다. 그들의 권력은 국민이 준 것이며 그들은 국민을 대표해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당국은 남한의 선거에 대해 비난하지만 북한주민들은 남한이 무척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