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4월 15일 명절을 크게 기념했습니다. 이번 4.15는 김정은을 최고영도자로 내세우는 명절이었습니다. 그러나 원래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약속했던 올해의 4월 15일은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날이었습니다. 강성대국이란 어떤 국가인지 주민들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정치강국, 군사강국이라고 자부해온지라 주민들은 강성대국을 건설한다는 구호를 경제강국을 건설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한 약속을 다는 믿지 않았지만, 그래도 2012년이 되면 경제가 발전해서 살림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4.15가 왔지만 건설했다는 강성대국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희천발전소 개통식이 진행되었지만 전기가 더 들어오는 것도 없고, 공장이 복구되었다고 했지만 주민들에게 차례지는 옷감이나 생활필수품이 없습니다. 배급 상황도 이전보다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작년부터 북한에서는 2012년이면 배급이 재개된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배급 주려고 확보했다는 식량이 3달부터 3년까지 각이했지만 그래도 4.15를 맞으며 한 달 정도의 배급은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을 마지막까지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4.15를 맞으며 차례진 식량은 겨우 3일분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기름, 사탕가루, 술 등을 한두 킬로그램 준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면서도 장사를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각종 통제를 강화하다보니 시장에 의거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주민들의 생활은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식량상황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황해도 일대의 식량사정이 매우 악화되어 주민들 속에서 아사자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 주요 원인은 작년도에 농장에서 군량미의 명목으로 너무 많이 국가가 공출해 갔기 때문입니다. 주민들은 김일성 주석 서거 이후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던 것처럼 또 지도자가 바뀌는 시점에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지 않는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미사일도 아니고 전민의 통일단결도 아닙니다. 지도자를 내세우는 것도 아닙니다. 굶지 않고 하루 세끼 강냉이밥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세상을 원합니다.
그를 위해 주민들은 중국과 같은 개혁개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얼마 전에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 중국처럼 가족도급제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 주민들 속에 돌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4.15를 맞으며 사회주의 경제정책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는 의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예로부터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습니다. 나라의 근간은 백성입니다. 주민들이 신뢰하지 않는 제도와 주민들이 외면하는 지도부는 오래갈 수 없습니다. 북한지도부도 이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없는 속에서도 이번 행사를 최고 규모로 치른 것은 그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그러나 요란한 정치행사가 얼마나 민심을 잡았겠는지 의문입니다.
주민들은 지금도 젊은 지도자가 외국에서 공부했다는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외국의 발전된 문물을 배웠으니 행여나 개혁개방을 해서 잘살게 해줄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한줄기 가냘픈 희망을 걸어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민들의 기대를 귀중히 여기면 사는 것이요, 이를 외면하면 죽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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