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개성공단 폐쇄로 잃는 것

0:00 / 0:00

알려진 것처럼 현재 개성공단이 파산상태에 놓여있습니다. 북한은 남한의 한미군사연습을 구실로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출근을 중지시키고 공업지구에 남한 인원들이 들어오는 것을 차단시켰습니다. 기업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무작정 북한의 대답을 기다릴 수 없는 남한정부는 남측인원들의 철수를 결정하였습니다.

현재 북한은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대답을 시작으로 연이어 개성공단 폐쇄의 책임이 남쪽에 있다는 담화와 성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대답에서 “개성공업지구가 폐쇄되면 막대한 손해와 피해를 볼 것은 남측이며 우리는 밑져야 본전이다. 오히려 우리는 그동안 내주었던 개성공업지구의 넓은 지역을 군사지역으로 다시 차지하고 서울을 더 바투 겨눌 수 있게 되며 남진의 진격로가 활짝 열려 조국통일대전에 더 유리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습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남한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남북이 다 같이 피해를 입습니다. 북한이 주장한 것처럼, 군사적으로는 남한이 손해를 볼 것이지만, 북한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잃게 됩니다. 특히 투자유치에 전력하고 있는 북한당국의 대외활동이 큰 지장을 받게 될 것입니다.

경제적 손실도 큽니다. 남한은 숱한 자금을 들여 개성공업지구에 하부시설을 건설하고 공장들을 지었습니다. 기업가들은 기계들을 들여놓고 생산을 진행했고 생산한 제품을 팔기 위해 많은 계약을 맺었습니다. 개성공단 건설에 투자한 비용과 기업들의 피해를 계산하면 연간 2조 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통해 받던 연간 8,700만 달러의 외화수입을 잃습니다. 금액상으로는 남한이 북한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큰 손실을 입지만 경제규모를 생각하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개성공단에서 입는 손실은 남한경제규모를 생각하면 그리 큰돈이 아니지만, 북한이 얻는 외화수입은 북한의 형편에서 매우 큰 돈일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사람들입니다. 공단에 투자했던 123개 기업들이 파산되고 거기에서 일하던 700~800명의 남한노동자들의 상당수도 직업을 잃게 될 것입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5만 3천 명에 달하는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남한은 정부가 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고 원래 직업이동이 자유롭기 때문에 노동자들도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의 근로자들은 먹고살 돈을 벌만한 직장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북한당국도 공단 노동자들을 농촌동원 내보내고 일부는 재배치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새 배치지에서 주는 월급이나 분배로 살 수 없을 것은 분명합니다.

생계가 당장 위협받는 사람은 5만여 명의 노동자만이 아닙니다. 가구당 4명으로 계산하면 그에 달린 20만 명의 주민의 생계가 문제로 될 것입니다. 거기다 개성공단으로 인해 돌고 있는 시장까지 생각하면 개성시 30만 주민의 생계가 큰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북한은 항상 모든 정책을 인민 대중의 이익의 견지에서 수립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지도부는 대체할 방안도 없으면서 개성주민들의 유일한 생존수단을 서슴없이 폐쇄해버렸습니다. 다른 지역 주민들은 잘 모르고 당국의 선전을 믿을지 몰라도 개성공단 근로자들이나 개성시 주민들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그들은 왜 공단이 멈춰섰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유일한 생존수단을 없애버린 당과 국가에 대해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지 너무 명백합니다.

결국, 개성공단을 폐쇄로 남한은 돈을 잃었지만, 북한당국은 주민들의 지지와 신뢰를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