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5월 5일 어린이 명절, 5월 8일 어버이 명절, 5월 21일 부부의 날 등과 같이 가족과 관련된 명절이 많습니다. 이번 어린이날은 공휴일과 하루건너 잇달아 있다 보니 4박 5일 동안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가족이 늘었습니다. 해외로 여행을 떠난 사람이 45만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어버이날에는 부모들에게 카네이션 꽃을 달아주고 효도선물을 합니다. 올해에도 노인들을 위로하는 경로잔치가 곳곳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가족의 달인 5월에 북한에서 남한으로 온 탈북자에게 가족들이 기다리는 북한으로 돌아오라는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올려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북한 가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13년 전 탈북한 아버지에게 자기들이 기다리는 고향으로 돌아오라고 호소했습니다. 당과 국가에서는 탈북자 가족인 자기들을 차별하지 않고 있으며 본인도 뉘우치고 돌아오면 용서해준다고 설득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가족을 귀중히 여깁니다. 미국에서 1만 명 이상 노인들을 조사한데 의하면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것은 첫째로 부부, 둘째는 자식이었다고 했습니다. 북한지도부도 일찍부터 이러한 가족을 중시했습니다. 가족혁명화방침을 내놓고 모든 가족구성원이 당과 수령에게 충성을 다하도록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가족 중 한사람이 잘못하면 연대적인 책임을 묻는 연좌제를 실시함으로써 주민들의 일탈을 막았습니다. 주민들은 자기보다도 자기 부모와 자식, 형제들을 위해서라도 죄를 짓지 않고 충실하게 일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 이후 지속적인 경제적 난관은 사람들로 하여금 가족을 지킬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가족이 해체되었고 거리에는 고아들이 떠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국가는 아무런 대책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당과 수령을 믿고 살라고 하지만 실제 가장 어려울 때 믿을 것은 가족밖에 없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사람들은 북한을 탈출했고 또 중국에서 마음 놓고 살 수 없어 남한으로 왔습니다. 남한으로 온 사람들은 북한에서 고생하는 부모형제들과 자식을 그대로 들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남한에서 가족들이 함께 모여살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은 가족이 남한으로 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에는 돈을 벌기 위해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들은 일정한 시일이 경과하면 그 나라에서 국적을 취득하고 해외로 이동할 수 있으며 가족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불법으로 생활하는 사람들도 가족 친척들과 전화를 하거나 편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터넷이 발전하여 지구의 서로 반대쪽에서도 영상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의 이산가족들은 전화도 할 수 없고 편지도 보낼 수 없습니다.
북한당국이 상봉을 허용했다면 남북 이산가족상봉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지 오랬을 것이고 그러면 가족을 그리며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 새롭게 이산가족이 생기는 것도 북한당국이 그들이 북한에서 더는 살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붙들어가지 않는다면, 먹고 살 수 있다면 결코 고향을 떠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설사 더 나은 삶을 찾아서 고향을 떠났다고 해도 북한당국이 남은 가족을 보내준다면, 상봉을 허용한다면 이별로 인한 아픔을 겪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당국은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말하지만 사실은 가족을 지켜줄 마음이 없습니다. 당국자들에게 필요한 가족은 체제유지에 도움이 되는 가족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