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도 뛴다는 바쁜 모내기철이 돌아왔습니다. 올해는 심한 가뭄이 온데다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 모내기시기가 앞당겨지다보니 더 바쁩니다. 북한에서는 농장원은 물론 대학생, 고등학생, 군인, 가두여성, 노동자 사무원들이 농사일에 총동원되었습니다. 남한에서도 모내기를 예년보다 앞당긴다고 합니다. 7일 첫모내기를 시작했다는 기사가 인터넷에 떴습니다.
남한의 농촌풍경은 북한과 다릅니다. 들판에 사람도 별로 없고 울굿불긋한 깃발도 보이지 않습니다. 꽹과리 소리나 방송 소리도 들리지 않고 ‘모두 다 모내기에로’ 와 같은 구호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남한의 대다수 주민들은 모내기가 시작되는지 끝나는지 모릅니다. 아이들은 현장 체험하러 부모와 같이 가보지 않으면 벼가 나무에서 열리는지 풀에 열리는지 모르고 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내기는 제때에 끝나고 풀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논밭을 알뜰히 가꾸고 가을에는 풍년이 듭니다.
남한에서는 농사일을 정말 쉽게 합니다. 모를 키우는 것부터 북한보다 쉽습니다. 남한에서는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 크기의 상자에 화분처럼 흙을 깔고 씨를 뿌려서 온실 안에서 모를 키워냅니다. 그러므로 모를 키우느라 바람막이를 치고 모판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또한 온도를 조절하기 위래 비닐방막을 열고 닫는 모판관리공도 없습니다. 모가 크면 상자채로 트랙터로 실어 내다가 모내기기계에 그대로 올려놓고 모를 냅니다. 그러다보니 모뜨는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모를 키워서 팔아주는 지역도 있어 그런 곳에서는 모를 사다가 내면 됩니다.
모내기는 물론 모두 기계로 합니다. 모내기 기계도 잘 만들어서 결주도 별로 나지 않습니다. 모내기기계의 종류도 매우 많은데 많은 모를 싣고 한번에 넓은 면적에 모를 낼 수 있는 기계가 있는가 하면 작은 다락밭에서 쓰기 좋은 기계도 있습니다.
이렇게 쉽게 농사를 짓지만 그래도 어떻게 하면 더 적은 노력을 들여 더 많은 벼를 생산할까 계속 머리를 쓰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냉상모보다 더 효율적인 직파방법을 도입하려 하고 있습니다. 직파방법을 도입하면 모 기르는 공정을 단축하므로 톤당 생산비를 많이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북한은 1964년에 발표한 ‘사회주의 농촌문제에 관한 테제’에서 농업의 기계화, 화학화, 전기화를 주요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반세기가 넘은 오늘까지도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옛날신문을 검색해보니 남한에 기계모내기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말 1980년대 초부터였습니다. 북한은 남한보다 훨씬 이른 1970년대 초에 기계모내기를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도 손모내기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한 반면 남한에서는 100% 기계모내기를 도입했습니다.
남한은 농촌테제가 없지만. 농업의 기계화, 전기화를 실현했습니다. 화학화도 되었지만 농약을 사용해서 생산한 농작물은 사람 몸에 해롭다고 요즘은 유기농 농사로 전환하고 있는 중입니다. 북한에서도 최근 새로운 벼 재배 방법을 받아들인다고 하지만 대다수 농장에서는 여전히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방법으로 벼농사를 짓습니다.
또한 북한은 세상에서 가장 우월한 주체농법이 있다고 자랑합니다. 남한은 주체농법이란 단어조차 없지만 벼 수확고가 아시아나라 중에 제일 높습니다. 남한의 단위당 수확고는 북한의 두 배가 넘습니다.
일찍이 김일성 주석은 남녘땅이 바라보이는 분계선 마을을 현지지도 하면서 남북의 차이를 하늘과 땅처럼 만들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되었습니다. 북과 남의 국가체제의 차이가 이러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