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곱등어의 권리와 북한의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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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남한의 TV는 수족관에서 곱등어와 수영하기 프로그램에 쓰이던 두 곱등어가 바다로 돌아갔다는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이 두 곱등어는 2006년에 터키 앞바다에서 잡혀서 5년 동안 공연에 이용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곱등어를 도로 바다에 놓아준 것입니다. 곱등어를 놓아주기 위해 바다에 마련된 수조에 넣고 7개월간 적응훈련을 시켰습니다. 놓아준 곱등어는 자연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남한에서는 곱등어를 수족관에 두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시민토론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찬반의 의견이 엇비슷하게 대립되어 곱등어 공연을 생태설명회라는 어정쩡한 이름을 달고 계속하기로 결정되었지만 그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반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곱등어 공연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는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이라는 기록영화가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면서 생겨났습니다. 이 영화의 제작자는 세계적인 곱등어 조련사였던 리차드 오베리입니다. 그는 부와 명예를 모두 안겨줄 수 있는 돌고래 조련사의 길을 포기하고 삶의 방향을 180도 바꿔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돌고래 구조 활동을 벌이면서 영화를 통해 돌고래 사냥의 참혹한 진실을 밝혀내고 세계에 알렸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은 인간과 비슷한 사고,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간과 친근한 곱등어를 그렇게 포획하고 좁은 수족관에 가두고 고통을 주는 것이 옳은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고 곱등어 공연을 중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북한주민들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에서는 ‘자연과 함께하자’, ‘자연을 존중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간과 가까운 동물 즉 애완용 개나 곱등어를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곱등어나 개뿐 아니라 곰, 부엉이 등 짐승이나 새가 보호받는 남한의 현실을 접할 때마다 북한이 떠오릅니다. 북한주민은 뭐지? 북한주민이 받는 대접은 짐승보다 못하지 않아?

대접을 받지 못하는 주요 이유는 무엇보다 돈이 없기 때문에, 못살기 때문일 것입니다. 곱등어를 놓아주기 위해서 바다까지 수송하고 바다에 만들어 놓은 자연 수조에서 7개월 보살피고 물고기를 공급하고 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필요합니다. 즉 터키나 남한은 그런 데 비용을 소비할 만큼 재정적 여유가 있지만 사람에게 필요한 비용도 부족한 북한에서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는 평양 한복판에 곱등어 대형수족관을 건설하고 있다고 소식이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그를 위해 서해부터 평양까지 장거리 바닷물수송관도 완공되었다고 자랑스럽게 알렸습니다. 지금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들어보면 결코 자랑거리가 아닐 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