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는 6월 25일, 조국해방전쟁이 시작된 날이었습니다. 6.25전쟁 하면 북한주민들은 무엇보다 먼저 미국을 떠올립니다. 시커먼 하늘을 새까맣게 덮으며 날아와 폭탄을 떨어뜨리는 미국비행기, 무고한 주민을 학살하는 미국군, 치열한 고지쟁탈전 이러한 그림이 영화화면처럼 머리를 스칩니다. 즉 북한주민들은 침략자인 미국이 전쟁의 불을 질렀기 때문에 수많은 주민들이 목숨을 잃었고 조국 땅은 폐허가 되었으며 그것을 복구하느라 숱한 고생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지어 오늘 못사는 책임도 미국에 돌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호시탐탐 침략의 기회를 노리고 있어서, 군비에 우선 투자하지 않으면 안 되고 그러자니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또 미국의 봉쇄정책 때문에 국제시장에서 장사를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 경제가 발전할 수 없다고 합니다. 때문에 북한주민에게 있어서 미국은 불구대천의 원수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1990년대 소련이 다른 나라들처럼 시간이 경과한 국가문서의 비밀을 해제하면서 처음으로 조선전쟁에 관한 스탈린과 김일성과의 비밀회견 내용이 공개되었습니다.
결국 6.25전쟁은 김일성의 의지로 발발했으며, 구 소비에트 연방 스탈린과 중화인민공화국 모택동의 지원을 약속 받고 일으킨 남침이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중국에서도 1996년 7월 조선전쟁을 남한의 북침에서 북한의 남침으로 수정하는 역사 교과서 개정을 하였습니다. 오늘에 와서는 북한의 남침설을 의심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북한만이 유일하게 6.25 북침설을 수호하고 있으며, 절대다수 북한주민들이 아직도 이를 믿고 있습니다. 북한주민이 오인하고 있는 것은 전쟁발발 원인만이 아닙니다. 신천땅에서 미국의 학살만행, 박헌영 간첩설 등 전쟁과 관련한 많은 것을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자기들이 배운 것을 믿고 있기 때문에 이에 이의를 제기하면 분개하여 반박하고 있습니다.
사회학이론에서는 이런 현상을 세뇌 혹은 사회화되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이미 존재하는 고정관념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이라고 해서 항상 옳은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옳다고 믿는 사실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이 있어 과학이 발전하고 세상에 대한 이해가 더 풍부해집니다.
세상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북한주민만이 모르고 있는 것은 이렇게 진리를 탐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북한의 학자들이나 주민들에게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북한당국이 외부정보를 철저히 통제하고 주민들이 당의 주장만 믿도록 과도한 사상교양을 진행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속일 수 없습니다. 수천 년 전의 역사적 사실도 현대과학기술의 도움으로 밝혀지고 있는 오늘, 한 세기도 지나지 않은 역사를 왜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미국이 북한주민의 철천지원수가 될 이유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해온 논리대로라면 북한이 미국과 남한에 큰 죄를 지었으며 따라서 먼저 사죄해야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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