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해방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해방 70년은 분단 70년입니다. 이렇게 분단이 오래 되다보니 남북의 이질성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에서는 2014년 남북통합지수를 발표했습니다. 남북통합지수란 정치,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남북의 공통성을 숫자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에 의하면 총점을 1,000점으로 볼 때 남북통합지수는 190점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남북은 많은 분야에서 서로 달라졌습니다. 우선 언어의 차이가 생겨났습니다. 남한 말은 영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북한 말은 러시아어 중국어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남한 말에는 영어가 너무 많이 섞여있어 북한주민이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남한청소년들은 북한말을 알아듣기가 힘듭니다. 세계적인 유행을 따르고 있는 남한주민의 옷차림과 폐쇄적인 사회에서 살고 있는 북한주민의 옷차림도 눈에 뜨이게 차이가 납니다. 또한 달고 맵고 향이 있는 남한음식은 북한주민의 입맛에 잘 맞지 않습니다. 아파트 구조도 남북이 다릅니다.
북한주민은 컴퓨터를 전혀 몰라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도,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는 것도 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합니다. 지어는 일상생활에도 컴퓨터가 많이 이용됩니다. 남한에서는 월급도 은행통장으로 지급되고 물건을 사고 버스를 타는 것도 은행카드를 이용하는데 대다수 주민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은행거래를 합니다. 동사무소에서 증명서를 발급하는 것도 인터넷으로 합니다. 그러므로 컴퓨터를 할 줄 모르는 북한주민이 남한에 오면 직장에 취직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도 너무 불편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배워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문제로 되는 것은 사고방식의 차이입니다. 북한주민은 국가가 우선이지만 남한주민은 개인이 먼저입니다. 남한주민은 국가는 주민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주민은 수령을 받들어 모시고 수령에게 목숨 바쳐 충성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한주민은 이것을 1인 독재 체제라고 생각하며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북한에서는 가사일은 여자가 할 일이고 남자는 바깥일 직장일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한에서는 집일이나 아이를 키우는 일도 남녀가 공동으로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직장에서도 남녀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의 차이를 없애는 것은 컴퓨터를 배우는 것보다 훨씬 어려우며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문화가 다르고 사고방식에서 차이 나는 사람들이 합치면 충돌이 많아질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통일을 위해서는 우선 남북의 차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남북의 차이가 커지고 있는 중요한 원인은 북한이 고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통신과 교통의 발전으로 나라와 민족 간의 차이는 나날이 줄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만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있습니다. 북한주민은 다른 나라에 거의 나가지 못합니다. 북한주민은 다른 나라의 TV나 방송을 시청하지 못하며 노래도 책도 영화도 보기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북한은 변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남한은 어느 나라보다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는데 민감합니다. 그러다보니 빨리 변하는 남한과 변할 줄 모르는 북한 간의 차이는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이러한 차이를 줄인다면서 물놀이장도 만들고 순안비행장 신청사도 멋지게 건설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남북의 차이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남북의 차이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나라의 문을 활짝 열고 개혁개방정책을 실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