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스포츠와 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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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된 것처럼 남한이 2018년 동계올림픽개최지로 선정되었습니다. 남아공 더반에서 올림픽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 결과 남한 강원도의 평창이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를 제치고 압도적 다수의 표를 얻어 당선되었습니다.

남한의 동계올림픽 개최는 그를 위한 도내 주민들의 합심된 노력과 한국 국민들의 지원의 결과에 얻은 성과입니다. 또한 그 바탕에는 그 어떤 국제경기도 치러낼 수 있는 남한의 국력과 그 수준에 상응하게 성장한 체육의 대중화가 놓여 있습니다.

올림픽경기를 치르려면 방대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경기장, 선수들과 방문객들의 숙식시설, 또한 경기장을 드나들 수 있는 교통조건 등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는 강력한 경제력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현재 남한의 경제력 정도면 평창에 동계올림픽 시설을 건설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스포츠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입니다. 물론 많은 외국의 관광객이 찾아오겠지만 주되는 관람자는 자국의 주민입니다. 주민들의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강요에 의해서 생길 수 없습니다. 스포츠가 대중자신의 요구에 의한 것으로 될 때 가능합니다.

현재 남한주민들의 운동에 대한 욕구는 대단히 높습니다. 토요일, 일요일이면 등산을 하려는 사람들로 산이 넘쳐나고 바다와 수영장, 테니스장 축구장 등이 운동을 하려는 사람으로 차 넘칩니다. 겨울이면 곳곳에 꾸려 놓은 스키장들에 사람이 너무 많아, 특히 토요일이나 일요일 같은 휴일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몇 번 못타보았다고 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습니다.

남한은 1988년 올림픽을 치렀던 경험도 가지고 있고 해마다 큼직한 국제경기를 치르고 있습니다. 금년에도 대구에서는 세계 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립니다. 때문에 남한이 동계올림픽경기를 치르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것입니다.

나라의 위신을 높이는데서 체육만한 홍보수단이 없습니다. 때문에 북한도 체육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축구는 아시아에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 오래된 일이지만 남한이 개최한 88올림픽 때에는 남북이 함께 치르자고 제안하고 추진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국력은 현재는 물론이고 88년에도 올림픽을 개최하기에는 불가능했습니다. 물론 평양의 만경대지구에 경기장을 여러 개 지어놓았지만 그것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실지 체육이 주민들의 일상에서 뗄 수 없는 일과로 굳어져야 합니다. 즉 올림픽을 개최하려면 현재 남한처럼 평양 사는 주민이 여름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하여 서해바다나 동해바다를 찾아가고 겨울에는 평안도의 경치 좋은 산이나 삼지연에 꾸려놓은 스키장을 찾는 정도가 되어야 합니다.

즉 스포츠란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즐기다 보면 유능한 선수가 나오고 경기성적이 높아집니다. 남한이 동계스포츠에서 날로 성적이 개진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계올림픽 개최의 자연조건은 북한이 남한보다 더 좋습니다. 10월만 되어도 눈이 쌓이고 4월까지도 눈이 녹지 않는 삼지연 같은 곳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한다면 정말 좋을 것입니다.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