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럽의 그리스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그리스는 국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어 파산직전에 있습니다. 파산에서 벗어나려면 다시 돈을 꾸어야 하는데 유럽동맹은 그리스가 빚을 갚을 확고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더는 돈을 꾸어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빚을 갚자면 세금을 더 많이 내고 소비는 줄이는 긴축정책을 실시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한 결과 주민들의 반수 이상이 긴축정책을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재 은행이 문을 닫았고 하루 1인당 60유로의 돈만 내주고 있습니다. 얼마 있지 않으면 이것도 다 떨어질 판입니다.
그런데 그리스사태를 보도하면서 그와 전혀 상관이 없는 북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83세의 그리스 노인 안겔리키 안드레아키가 "이 나이에 (한도가) 정해진 현금을 손에 넣으려고 줄을 서다니 믿을 수 없다"면서 "치프라스 총리가 이 나라를 북한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취재기사가 떴는가하면 그리스는 앞으로 북한처럼 ‘자력갱생’을 추진할 정도로 경제가 피폐해 질수 있다는 기사도 났습니다. 즉 그리스가 북한처럼 한심한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파산 직전에 있다고 하지만 그리스는 지금도 북한에 비할 수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하루 60유로의 돈만 내준다고 불평하지만 60유로는 66달러로 북한에서 쌀 100Kg을 살 수 있는 돈입니다. 그런데도 죽을 맛이라고 아우성치고 있습니다.
1990년 북한은 그리스처럼 국가파산을 당했습니다. 그리스가 유럽에 붙어서 유럽의 돈을 꿔서 살아온 것처럼 북한은 이전 소련이나 사회주의 나라들에 붙어살았습니다. 그리스는 유럽에 진 빚이 3,600억 달러 넘는다고 하는데 북한이 소련에 진 빚은 110억 달라에 달했습니다. 그들이 파산하자 북한도 파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북한은행에서는 주민들이 저금한 돈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배급이 중단되고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랐습니다.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해 굶어 죽는 사람이 늘어났지만 국가는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시장을 만들고 스스로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2000년 북한에서는 고난의 행군이 끝났다고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북한은 아직도 파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북한을 방문했던 사람들이 국가무역은행의 환율표를 사진에 담아왔습니다. 거기에는 1달러는 북한돈 108원, 1위안은 17.5원이라고 공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의 시장에서는 1달러는 약 8,200원, 1위안은 1,350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즉 북한의 공식 환율과 시장 환율이 거의 76~77배 정도 차이 납니다. 은행기능이 거의 마비된 나라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북한에서는 노동자 사무원들에게 2,000~3,000원의 월급을 지불합니다. 그러나 월급으로는 쌀 1KG도 살 수 없습니다. 즉 대다수 노동자 사무원들이 대가없는 무상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나라의 재정이 바닥났기 때문에 일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상태가 수십 년간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리스는 그동안 여러번 국가부도위기를 겪었지만 유럽의 지원으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이번도 다시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만약 지원을 받지 못하고 유로동맹에서 축출되는 경우에도 시장경제이기 때문에 느리지만 다시 경제가 회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시장을 외면하고 억누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핵개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파산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아직 국가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