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주민의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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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남한의 여객기가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중 사고가 나 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중국의 여학생3명이 사망했습니다. 중국의 이름 있는 중학교에 다니는 여학생 2명은 매우 친한 친구였습니다. 게다가 공부도 뛰어나게 잘하고 재능도 있던, 장래가 촉망되던 학생이어서 그들에 대한 추도의 물결이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건사고에 대해 보도를 하던 한국의 방송원이 “사망자 3명은 중국인으로 밝혀졌고, 한국인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말을 해서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사고를 낸 아시아나 회사가 나서 사과하는 것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까지 나서서 정식으로 이에 대해 사과를 했지만 중국인들의 분노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은 이번 비행기사고와 관련한 조사를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중국도 자기 주민이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조사에 참가할 것을 요청했고 따라서 지금 이 사건은 공동으로 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대형사고가 적지 않게 나고 있습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만 해도 자강도에서 희천 열차사고 평성 열차사고, 용천역 폭발사고를 비롯해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사망한 대형사고가 여러 번 났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떠도는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그에 대해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지어는 피해자의 가족들도 죽었다는 통지서나 시신을 찾아가라는 통지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북한당국은 그에 대해 주민들에게 알릴 필요조차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며칠 전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회담을 하자고 제기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5년 전 7월 11일 남한의 관광객이 북한초병의 총에 맞아 피살되었습니다. 북한은 이때에도 북한에서 사고가 났을 때와 꼭 같이 대처했습니다. 즉 관광객이 사망했으니 유감이나 자신이 규정을 어겼으니 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남한정부가 사건에 대한 공동조사를 하자고 했으나 북한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로인해 금강산관광은 중단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으며, 사과를 받을 쪽은 남한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정부로서는 이러한 조사가 국제사회의 상식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남한의 요구에 응하는 것이 자기들의 권위와 자존심을 침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비행기 사건이 보여주는 것처럼 민주주의 사회는 주민들에게 모든 것을 알려야 하고 그들의 참여를 허락해야 합니다. 이렇게 습관 된 남한주민들이 관광객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남한주민들에 대한 무시로, 사망한 사람에 대한 무례로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인민의 국가라고 자부하는 북한이 자본가의 국가라고 비난하는 남한에서도 허용되는 주민들의 참여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아이러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