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문화산업과 아리랑 집단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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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일본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도쿄돔에 1988년 개장 이래 처음으로 한국가수들이 올랐습니다. 4만 5천여 명의 객석은 관객들로 꽉 찼고 3시간에 걸친 공연에 열광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지난 6월 초 프랑스의 파리에서는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입국 소식에 프랑스 한류 팬클럽 '코리아 커넥션' 회원을 비롯한 유럽 각국의 1,500여 명의 팬들이 공항을 가득 메우기도 했습니다.

드라마로부터 시작된 한국의 문학예술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음악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언어 장벽이 없는 음악적 특성 때문에, K팝으로 불리는 한국음악은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동남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 미국 등지까지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한국어, 한국화장품 등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올해 프랑스 문화원의 한국어 강좌 신청자가 200명의 정원의 2배를 웃도는가 하면, 이웃나라 영국 문화원에서도 새 학기 접수가 일찌감치 마감돼 미등록자 100여명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한국정부는 한국어를 배워주는 세종학당을 8개 더 늘일 방침을 세웠습니다.

한국 문화의 발전은 관련 회사의 주가를 급상승시켜 그 주식을 보유한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유럽에서는 한국 유럽 간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이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유럽공연과 맞물리면서 한국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북한은 올해 8월 1일부터 9월 9일까지 아리랑 공연을 진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아리랑공연을 통해 외국관광객들을 유치하여 관광수입을 올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리랑 집단체조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외부세계와 절연된 북한의 모습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관심일 뿐 북한의 예술에 대한 관심은 아닙니다. 북한사람들은 대집단체조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조선밖에 없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작품의 노골적인 정치성, 공연에 동원된 학생들의 인권과 지나친 인력랑비에 대해 비난하고 있습니다.

문학예술이 발전하려면 세계와 감성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주민은 세계와 함께 숨 쉴 수 없습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유일한 국가입니다. 북한사람들은 국가가 승인하지 않은 외국영화나 노래를 시청할 수 없고 외국의 소설이나 만화도 마음대로 볼 수 없습니다. 물론 극소수 창작가들에게는 일정 정도 외국문화에 접할 기회를 주지만 예술은 한 두 사람의 힘으로 발전시킬 수 없습니다.

북한당국이 지향하는 지식경제는 CNC화만 포함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식경제시대는 무형의 지식과 기술이 가치를 창조하는 시대입니다. 무형의 재부에는 과학기술뿐 아니라 영화 음악, 만화, 게임과 등과 같은 문화도 포함되며 문화적재부가 창조하는 가치는 천문학적 숫자로 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왜 북한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문학예술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지, 왜 주민들이 북한예술을 외면하고 외국의 것에 열광하는지 돌아보아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