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남한에 살고 싶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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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4일부터 14일까지 남한의 광주에서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 아프리카 부룬디 선수 2명과 파키스탄 선수 1명이 사라졌습니다. 조사 결과 부룬디 선수 2명은 선수촌을 빠져나가 한국에 난민신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국은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런데 한국은 난민협약에 가입했습니다. 이 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난민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난민신청을 하는 방법으로 남한에 들어오려고 하는데 난민으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습니다. 발표에 의하면 2010년 423명이었던 난민 신청자가 올해는 3,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와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 세계 많은 국가의 사람들이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이 발전한 나라여서 월급수준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민과 난민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유럽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무차별적으로 유입되는 난민 때문에 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벌써 10만 3천여 명 이상의 난민이 불법으로 유럽으로 들어왔는데 지리적으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에 제일 많이 들어왔습니다.

이번에 그리스 재정상황 때문에 유럽성원국들이 재정지출을 줄이라고 압박하자 그리스 국방장관이 대응카드로 꺼내든 것은 아프리카 난민을 모두 받아서 유럽으로 보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난민문제가 심각합니다.

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지만 역시 이민문제가 중요한 정치적 문제로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불법이민자들을 합법화하는 것을 중요한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한편 새로 들어오는 이민을 제한하기 위해 멕시코 국경에 철조망을 늘이는 등 국경경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난민이나 이민을 내보내는 나라는 그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습니다. 그들로서는 자기 나라 국민이 발전된 나라에 가면 오히려 이득입니다. 사람들이 발전된 나라에 가서 돈을 벌면 상당수를 자국으로 송금합니다. 외화수입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만은 다릅니다. 7월 4일 북한선원 5명이 울릉도 앞바다에서 침몰직전에 남한 해상경찰에 구조되었습니다. 그런데 그중 3명이 남한에 남길 희망했습니다. 물론 북한은 무조건 모두 송환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가족을 판문점에 데리고 나와 상봉시켜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들이 끝내 돌아가지 않자 북한은 돌아간 2명을 내세워 기자회견을 열고 남한이 북한주민을 강제 구금했다고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서면서 탈북자들에 대한 통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습니다. 국경을 2중, 3중으로 봉쇄하고 국경을 넘는 사람들을 사살해도 좋다는 명령을 내려 보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최근 남한으로 들어오는 탈북자의 수가 3,000명으로부터 1,500여 명, 즉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지도부는 통제정책이 은을 내고 있다고 자찬하고 있겠지만 이러한 조치는 국제적으로 가뜩이나 나쁜 북한정부의 이미지를 더 흐리게 하고 주민들의 반감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봉건시기에는 왕이나 영주들이 농노를 자기의 소유물로 삼았기 때문에 지역 내 주민들의 탈출을 무섭게 처벌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인간은 농노가 아니며 자유, 인권에 대한 사람들의 요구는 나날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역발상적 사고가 효과를 보는 추세입니다. 북한정부도 다른 나라처럼 주민들이 남한이나 외국으로 자유롭게 오가도록 허락해주면 어떨까요? 북한지도부의 이미지도 개선하고, 외화수입이 늘 뿐 아니라 탈북으로 인해 체면을 구기는 일도 생기지 않고, 북한주민들도 정부를 진심으로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