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칼럼] 두려운 남한

0:00 / 0:00

며칠 전 북한은 소위 동까모사건즉김일성동상을까는모임사건을 구실로 탈북자는 물론 남한과 미국정부를 규탄하는 성명과 담화문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또 그리고 8월 1일에는 이러한 일에 가담했다고 하는 개별적 탈북자들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처단하겠다고 위협하는 글을 노동신문에 게재했습니다.

최근 북한의 남한에 대한 도발수위는 전후 최고조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쟁도 아닌 평화시기에 천안함 폭파, 연평도에 대한 포격을 감행하여 군인들과 주민들을 사살하고 마을을 파괴했습니다. 이러한 행위가 국제사회에서 비난을 받게 되자, 북한은 최근 직접 행동은 피하고 폭언을 퍼붓고 군중대회에서 성토하는 등 주민들 속에서 남한에 대한 적대감을 도출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그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습니다.

그렇게 억지를 쓰며 말도 안 되는 구실을 들어 도발을 거는 원인은 뻔합니다. 남한이 잘나가는 것이 배 아프고 또 민심이 남한에 쏠리는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북한주민에게 있어서 남한은 금기된 곳이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남한에 대해 정부에서 말하는 것 외에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북-중 교류가 밀접해지면서 남한의 상품, 남한의 문화가 중국을 거쳐 물밀 듯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상상을 초월한 발전을 이루어낸 남한의 모습은 북한주민들에게 경이로운 것으로 다가왔고 주민들 속에서는 숭미사대주의가 아니라 숭남사대주의가 확산되게 되었습니다.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에 열광하고 있고, 남한 노래를 즐겨 부르며, 옷, 지어는 말투까지 남한을 따라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남한에 대한 숭배를 조성하는데서 가장 큰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이 탈북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만 3천 명에 달하는 탈북자들이 북한의 가족, 친척, 친구들과 연계를 맺고 영향을 주어 남한에 대한 동경이 확산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탈북자가 생기는 것을 막으려고 국경을 봉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주민들에게 남한은 탈북자가 살기 어려운 곳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얼마 전에는 남한에 온 탈북여성을 다시 북한으로 유인하여 기자회견이라는 것까지 조직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연이어 탈북자가 북한을 파괴하려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동까모사건을 조작하고 붙들어온 탈북자를 내세워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물론 북한이 남한을 경계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방법은 일시적일 뿐 전망적으로 보면 효과가 없습니다.

북한은 좋든 싫든 개혁개방의 길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시점까지 왔습니다. 이제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드나들면 남한 소식이 더 많은 주민들에게 퍼져나갈 것은 뻔합니다. 그리고 북한당국이 했던 비난의 허위성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오히려 북한주민들에게 정부에 대한 불신을 더 증대시키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금기시키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입니다. 특히 새것에 민감한 청년들을 막을 수 없습니다.

북한당국이 남한으로 쏠리는 민심을 막고 싶다면 무엇보다 경제상황을 개선해서 주민들의 생존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합니다.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고, 못살게 굴지 않으면 주민들은 구태여 자기가 살던 고향을 떠나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남한당국이나 탈북자들을 위협하는 막말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습니다. 북한당국이 처단하겠다고 이름을 찍어 발표하면 남한에서 그들의 인지도만 더 높아집니다. 그리고 처단, 보복성전 같은 단어의 남발은 가뜩이나 하락한 북한의 이미지를 더 나쁘게 만들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