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군대의 인권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얼마 전 한 병사가 집단구타로 숨졌습니다. 이 사건은 사회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고 했다는 의혹 때문에 군 지휘부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신문과 방송, 인터넷이 이 사건으로 도배되고 사건에 대한 공정한 해명과 향후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이 사건을 비난하고 나서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사실 누가 보아도 북한이 남한의 군대를 비난할 처지가 아닙니다. 북한 군인들의 인권은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것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우선 북한의 10년 군복무기간자체가 반인권적입니다. 북한주민들은 폐쇄된 사회에서 살다보니 이에 대해 당연시하지만 다른 나라사람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지키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 하고 생각하겠지만 북한처럼 인해전술에 매달리지 않아도 국방력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남한도 의무병역제입니다. 그러나 군생활기간은 2년도 되지 않는 21개월입니다. 거기다 최소 30일의 휴가와 외박 10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의무병역제를 지원병제도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남한청년들이 너무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사실 군복무기간은 사람의 일생에서 황금 같은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공부를 하고 기술도 배워야 합니다. 총 쏘고 싸움하는 법만 배우다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이 제대한 사람의 미래는 너무 어렵습니다.
북한 군인들의 인권에서 가장 문제로 되는 것은 생존권입니다. 생존권은 인간의 근본적인 권리입니다. 군인의 영양실조는 보통 인권사항에서 논의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뒤떨어진 발전도상국가라고 해도 병사들을 먹이지 못해 영양실조가 문제로 되는 나라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유일하게 북한만은 병사들의 생존권이 문제로 되고 있습니다. 북한 군인들에게 군복무기간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인가 물으면 매를 맞거나 기합을 당한 것보다 배고픔이라고 합니다.
게다가 북한군인은 생존권을 유린당해도 그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권리조차 없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고 그로 인해 간염 결핵에 걸려 앓아 누어도 집에 알리지 못하게 합니다. 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로 인해 주민들이 자식을 군대에 보내는 것을 꺼리고 사회여론이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다보니 집에 가면 살 수 있는 사람도 손을 써보지 못하고 사망한 예도 많습니다.
북한군대에서 사고는 남한에 비할 수 없이 많습니다. 입당문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같이 있던 친구들을 총으로 쏘아버리는 사건을 비롯해서 훈련 중, 건설 중 사고가 무수히 많이 나지만 보도되는 법이 없습니다. 부모들도 자식이 어떻게 사망했는지 그 경위조차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내 자식이 왜 사망했는지 밝혀내라고 요구할 수도 없는 것은 물론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마지막 길을 떠나보낸 자식의 묘지 앞에서 마음대로 통곡할 수조차 없습니다. “아들은 비록 죽었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다르게 행동하면 부모가 반동으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남한에서는 이 사건이 터지자 부모들은 물론 사회가 들고 일어났습니다. 군대 내에서의 인권문제를 감시하는 전문적인 기구를 사회에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남한 국회에서는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앞으로 이와 같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특별법을 만들고 있습니다. 관련 군부담당자를 처벌하는 것은 물론이고 군부책임자가 나와서 국민 앞에서 사죄하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합니다.
남한군의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건이지만 북한주민들은 사고에 대해 마음대로 말하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남한주민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