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남한은 올림픽 열병을 앓고 있습니다. 새벽까지 경기를 시청하느라 잠을 설치고 직장에서 꾸벅 졸거나 떵한 머리로 일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겸 증권회사인 골드만 삭스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한은 금메달 10개로 8위에 오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12일 현재 금메달 13개를 넘어 종합 5위에 올랐습니다. 그런가하면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북한은 금메달 4개를 획득해 세상 사람들, 특히 남한주민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는 올림픽 성적과 돈의 상관관계를 경제학적으로 분석해 대회 결과를 예측하는 이론을 내놓았습니다. 지난 50년간 올림픽 성적을 분석해보면 국가별 성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1인당 국내총생산이라고 합니다. 그에 의하면 메달 1개를 따려면 1인당 국민소득이 260달러 늘어나야 하고, 금메달 1개를 추가하려면 소득이 4,750달러 더 향상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즉 총체적인 국력, 특히 경제력이 경기력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외교전문 잡지 ‘포린팔러시’의 한 기자는 국내총생산뿐 아니라 인구 그리고 더해서 공산주의라고 정의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은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인 2,296개를 땄습니다. 2위는 러시아와 구소련으로, 그동안 받은 메달은 1,327개였습니다. 그러나 국민소득을 고려하면 러시아가 미국보다 메달이 훨씬 많은 것입니다. 동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물질적으로 그리 풍요하지 않은 쿠바도 브라질보다 2배 많은 메달을 보유했습니다. 그 이유는 공산주의의 힘, 즉 사회주의는 권력자가 원하면 스포츠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현지의 한 매체가 GDP(인구 국내총생산)를 기준으로 올림픽 종합순위를 매긴 데 의하면 1위의 주인공은 인구 2,500만 명의 북한이 차지했습니다. 가장 낮은 경제력을 가지고 가장 많은 메달을 딴 나라가 북한인 셈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투자의 순위가 결정됩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개인이 우선합니다. 인건비가 대단히 비싸고 아무리 국가의 명예를 건 경기라고 해도 개인의 이익과 부합되지 않을 때에는 그것을 포기합니다. 결국 자본주의 국가의 메달 수는 국가 경제력의 크기가 결정합니다. 물질적 부가 풍요하면 여유가 생겨 사람들이 체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고 운동에 참가 하여 체육이 대중화되며 그 결과 우수한 선수가 배출됩니다.
그러나 사회주의 시스템에서는 권력자의 관심이 메달의 수를 결정합니다. 사회주의 국가에서 투자는 권력자에 의해 결정되는데다가 인건비가 싸고 국가가 필요로 하면 누구든 동원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공산주의 시스템은 경제력으로 계산할 수 없는 경기성적을 냅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북한이 예상보다 많은 메달을 딴 것도 김정은 정권이 체육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메달을 딴 것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메달이 권력자의 의지가 아니라 주민들의 물질적 풍요와 여유로운 생활을 반영한 것이라면 훨씬 더 빛났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