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의 신문들은 대북소식통을 인용하여 북한의 시장에서 유통되는 자금이 5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북한당국이 시도별 조사를 벌여 파악한 것으로, 북한지도부도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추정한데 의하면 2011년 북한의 국가예산액은 5천677억 원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달러로 환산하여 57억 3천만 달러라고 하지만 이는 1달러 대 98 북한 원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그러나 암시장에서는 1달러가 북한 돈 2500원~2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암시장환율로 계산하면 북한 한해 예산은 2억 2천만 달러 조금 못됩니다.
물론 국가예산의 가치를 전부 암시장환율로 계산하는 것은 무리이지만 그래도 사회주의 국영경제만을 인정하는 북한에서 시장거래규모가 국가예산액을 초과하고 있다는 사실은 북한지도부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 북한정부가 시장규모 조사 파악에 나선 것도 앞으로 어떻게 시장 세력을 억제하고 관리 활용할 것인지 대책을 세우기 위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시장의 확대에 항상 부정적이었습니다. 북한당국은 사회주의경제체제를 수립한 전후시기처럼 주민들을 발동하면 시장경제를 국영경제로 되돌릴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천리마대고조를 주문해보기도 하고 2008년 말에는 화폐개혁을 단행하고 시장을 폐쇄하며 모든 외화의 사용을 금지하는 극단적인 대책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가경제를 복구하지도 못했고 시장경제를 철폐하지도 못했습니다. 시장은 북한인민 자신이 만든 것입니다. 지난 기간 북한인민은 사회주의가 만민평등의 지상낙원을 자신들에게 선사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사회주의 건설에 자기의 피와 땀을 아낌없이 바쳤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자기 식구들과 이웃들이 굶어죽는 것을 목격하면서 국가만을 믿고 당에 충성하는 것이 헛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때문에 주민들은 자기 힘으로 생존하기 위한 터전인 시장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시장이 주민들의 생존마당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 당이나 군부 등 힘 있는 기관들이 권력을 이용하여 외화를 버는 공간으로 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경제명맥을 장악하고 있는 당경제나 군수경제는 시장을 통해 물품을 사들여 수출하고 외국에서 수입한 물건을 시장에서 주민들에게 파는 방식으로 외화를 벌고 있습니다.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의 축소는 당경제나 군수경제에 피해를 주게 됩니다.
최근 국영기업의 시장의존도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업소는 액상생산계획을 8.3자금이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이 시장에서 번 돈을 모아 바치는 방법으로 수행하고 있고 기업소 운영에서 걸리는 문제를 시장을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앞으로 시장경제를 공식적으로 허용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며 또 새로운 억제정책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데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방법으로도 시장을 없앨 수는 없습니다. 또 시장경제만이 북한경제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북한지도부는 불가능한 시장억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시장을 건전하게 운영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시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0:00 / 0:00